UPDATED. 2024-03-29 13:55 (금)
[집중조명] '재구속' 조현범, 불리한 조건의 주식담보대출 무려 2500억
[집중조명] '재구속' 조현범, 불리한 조건의 주식담보대출 무려 2500억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3.10 11:29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타이어그룹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와 최대 주력기업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공시자료 분석

20년 이후 아버지 주식 전량 매입 또는 증여받기 위해 급히 빌린 대출금들. 형제 경영권분쟁의 시발

대출금 과다에 고금리와 담보유지비율등이 불리한 것이 문제. 대립각 친형보다 더 불리한 대출조건

중형선고, 옥중경영 장기화 등으로 경영권분쟁 재발이나 주가급락시 문제 소지 적지 않아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최근 구속된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고금리의 주식담보대출을 2500억원이나 빌려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이하 한국앤)와 최대 주력기업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이하 한국타이어) 공시자료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주사 주식지분중 23.35%NH증권 등 3개 증권사와 한국증권금융에 담보로 맡겨 1900억원을 빌려 쓰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최대주주이자 그룹 총수인 조 회장(51)의 지주사 지분율은 42.03%에 달한다. 조 회장의 친형인 조현식 고문(53)의 지분율은 18.93%, 둘째 누나인 조희원씨(56)10.61%, 첫째 누나인 조희경 이사장(57)0.81%. 조 회장의 형과 두 누나는 최근 몇 년간 경영권 문제 등을 놓고 조 회장과 대립각을 세워 왔다.

조 회장은 자신의 지주사 지분중 55% 정도를 주식담보대출금의 담보로 맡겨 놓고 있는 셈이다. 이재용 삼성 회장이나 구광모 LG 회장 등 젹지않은 대기업 총수들이 상속세 등의 문제로 많은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어 조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의 담보비율이 지나치게 과다하다고는 볼 수 없다.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의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주식담보대출 현황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의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주식담보대출 현황

하지만 그룹 규모에 비해 총수의 주식담보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지 않고, 고금리인데다 담보유지비율도 상대적으로 높다는게 문제가 있어 보인다. 만기도 상대적으로 짧다.

3개 증권사에서 빌린 주식담보대출의 만기는 3개월과 6개월에 금리가 5.5~5.9%에 이른다. 담보유지비율도 140%에 달한다. 원금의 140%까지 담보로 잡는다는 얘기다.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대출의 금리는 4.62~5.02%, 증권사들에 비해 저리이고, 만기도 1년으로 길며 담보유지비율도 110%에 불과하다.

친형인 조현식 고문도 한국증권금융에 지주사 주식지분 3.22%를 담보로 맡기고 160억원을 빌려쓰고 있다. 하지만 조 고문에 적용되는 금리는 3.12~4.61%, 조 회장보다 훨씬 저리이다.

주력기업 한국타이어에도 조현범(7.73%), 조희경(2.72%), 조희원(0.71%), 조현식(0.65%) 남매들의 지분이 있다. 조 회장은 여기서도 지분 6.23%를 대신증권 등 2개 증권사와 용산세무서에 담보로 제공중이다. 모두 600억원을 빌려쓰고 있는데, 여기서도 증권사 적용금리는 5.6~5.9%에 달한다. 담보유지비율도 140~150%.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의 한국타이어 주식담보대출현황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의 한국타이어 주식담보대출현황

반면 조현식 고문은 연 4.8%, 상대적으로 금리가 싼 한국증권금융 대출(대출액 180억원)을 이용하고 있다. 담보유지비율은 110%에 그친다.

비슷한 시기에 빌려쓰고, 만기 연장도 비슷한 시기에 하고 있는데 조 고문은 상대적으로 조건이 유리한 한국증권금융을 주로 이용하는 반면 조 회장은 상대적으로 조건이 안좋은 증권사 대출을 주로 이용하는 이유를 알수 없다. 같은 한국증권금융인데도 조 회장에게 형보다 더 비싼 금리를 매기는 이유도 확인되지 않는다.

조 회장이 형보다 훨씬 더많은 대출을 쓰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양 회사 합쳐 조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이 25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조 고문은 34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담보유지비율은 양 사 모두에서 전체 지분에서 아직 여유가 좀 있지만 양 사 주가가 여러 이유로 급락할 경우 담보를 더 집어넣어야 될수도 있다.

▲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21년말 기준 대주주 주식소유현황
▲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21년말 기준 대주주 주식소유현황

조현범 회장은 지난 2020년에도 횡령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당시 조 회장은 협력업체로부터 납품을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912월 구속기소된 끝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번에 다시 구속됐고, 중형이라도 선고받는다면 다시 대표이사 회장직을 내려 놓아야하고, 일정기간 취업제한조치도 다시 받을 수 있다.

끝나는 듯 했던 형, 누나들과의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수도 있고, 소액주주나 행동주의펀드들이 강하게 시비를 걸어올 수도 있다. 여러 이유로 혹시 주가가 급락이라도 한다면 보유지분을 담보로 더 집어넣어야 하는 것은 물론 증권사들이 혹시 만기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원금상환을 위해 보유지분을 팔아야 할수도 있다.

지금은 조 회장의 지분이 형, 누나들보다 11%포인트 이상 많아 구속되더라도 경영권유지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주가급락이나 경영권분쟁 재발 등 특정 경우가 올 경우 과다한 주식담보대출과 담보유지비율이 조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문제를 초래할수도 있다는 얘기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고금리여서 조 회장이 주식담보대출의 이자로만 연간 140억원 이상을 물어내고 있는점도 문제 소지가 있다.

조 회장은 자기 지분이 있는 지주사와 한국타이어에서 결산배당금으로 내달 259억원 및 76억원을 각각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또 양 사에서 현재 모두 대표이사 회장이다. 지주사에서 받은 2021년 연봉만 15억원에 달한다.

현재로선 배당과 연봉만으로도 이자 부담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형과 누나가 다시 연합해 감사 자리 등에 자기측 인사를 집어 넣는다면 과다한 배당과 연봉에 시비를 걸수 있다. 한국타이어 실적이 악화되어도 배당과 연봉이 확 줄어들 수 있다.

실제 감사위원 1명은 반드시 이사와 별도로 선임하고, 이때 대주주 의결권은 3%로 제한한다는 이른바 ‘3%이 시행된 직후인 20213월 한국앤 주총에서 조 고문은 표 대결로 자기측 인사를 감사위원으로 밀어넣는데 성공한 적이 있다. 이 룰이 재계의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친 첫 사례였다.

▲조현식 고문측 인사인 이한상 감사위원의 지난 2월28일 중도사임 공시
▲조현식 고문측 인사인 이한상 감사위원의 지난 2월28일 중도사임 공시

그러나 이때 선임됐던 이한상 감사위원(고려대 교수)은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 2월 갑자기 자진 사임했다. 작년 4월 아버지 조양래 한국타이어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심판이 기각된데 이어 최근 이 위원마저 사임하자 한국타이어가()의 경영권 분쟁은 조현범 회장의 완전승리로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조 회장이 다시 구속되면서 분위기가 다시 달라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조 회장의 중형이 확정되고 옥중 경영 기간이 길어질수록 형과 누나들의 반격이 다시 거세질수도 있다.

주총 표대결 등을 통해 감사위원에 자기측 인사를 다시 밀어넣을수 있고, 소액주주, 행동주의펀드 등과 연합해 경영권 탈환을 다시 시도할 수도 있다. 이럴 때 조 회장의 과다하고 불리한 조건의 주식담보대출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적지않아 보인다.

조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이 이렇게 커진 것은 지난 20206월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이 장남을 제치고 차남인 조 회장에게 자신이 보유하던 지주사 지분 23.59% 전량을 갑자기 매각했기 때문이다. 매각대금은 2400억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조 회장은 매입자금이 부족해 이때 처음 2200억원 정도를 주식담보대출로 빌렸다.

지난 3년 동안 300억원을 갚고 현재 1900억원이 남아있다. 아버지의 주식 매각 덕분에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은 차지했지만 그 후유증을 지금까지 앓고 있는 셈이다. 작년 5월 조 명예회장은 자신이 보유하던 한국타이어 지분 5.67%까지도 조 회장에게 모두 증여했다.

덕분에 조 회장의 한국타이어 지분도 7.73%로 높아졌지만 증여세를 내기위해 다시 이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들에서 600억원을 더 빌려야 했다.

창업주인 아버지가 이처럼 차남에게 지주사와 한국타이어 지분을 모두 매각 또는 증여하면서 2020년부터 촉발된 것이 한국타이어가 경영권 분쟁이다. 아버지와 차남이 한편, 장남과 두 딸이 다른 한편으로 법적 다툼이나 성명서 전쟁을 서로 벌여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현식 고문이 21년말 부회장에서 고문으로 물러나고, 224월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개시 심판도 기각되면서 사태는 일단락 분위기로 흘러가다 최근 조현범 회장 구속으로 다시 반전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