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은행권 ‘빚잔치’가 끝나가고 있다.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9년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2조7000억원 줄어 2월 기준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로써 은행권 가계대출은 월별 기준 두 달 연속 역대 최대폭으로 줄었다.
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2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2월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5조4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다. 다만 감소 폭은 전달(7조8000억원) 보다 줄었다.
대출 항목별로 주택담보대출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2월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권에서 3000억원, 제2금융권에서 3000억원 감소해 총 6000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5000억원 감소했다.
업권별로 은행권 가계대출은 2조7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과 정책모기지 및 일반개별주담대가 증가했으나 전세대출은 감소했다.
높은 대출금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등 강화된 대출 규제로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 역시 한 달 새 2조4000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2조7000억원 줄었다. 농협·신협 같은 상호금융 가계대출이 2조7000억원 줄었고, 여신전문금융회사 가계대출 역시 4000억 원 감소했다. 반면 보험사 가계대출은 3000억원가량 늘었고, 저축은행은 소폭 늘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고금리 부담으로 신규 전세대출 수요가 줄었고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라며 "전세 자체의 거래량이 월세 전환으로 인해 줄었고 전세 가격이 2년 전에 비해 낮아진 역전세난 상태인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