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보험·증권에 ‘종합지급결제’ 제도화 검토…결제리스크·소비자보호 문제 해결해야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과점 폐해를 막고자 증권·보험·카드사들도 '입출금 계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만 결제리스크와 소비자보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유관 기관과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금융감독원 등과 '은행권 경영·영업·관행 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1차 회의에서, 은행권 경쟁 촉진 및 구조 개선과 관련해 신규 은행의 추가 인가, 은행과 비은행 간 경쟁 촉진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는 이 자리에서 은행과 카드사의 종합지급결제 허용과 증권사의 법인 대상 지급결제 허용, 보험사의 지급결제 겸영 허용, 은행의 중기 대출 및 서민금융 취급비중 확대, 비은행의 정책자금대출·정책모기지 업무 범위 확대 등에 대해 들여다봤다.
종합지급결제업 제도화는 고객에게 ‘지급계좌’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다. 간편결제·송금 외에도 급여 이체, 카드대금·보험료·공과금 납부 등 계좌 기반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다만 금융사 건전성과 소비자보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보험제도가 적용되지 않아서다.
은행보다 관련 규제가 상대적으로 낮은 카드사와 보험사에 돈이 몰릴 경우 결제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카드사의 경우 가맹점 등 거래상대방에게 주거래계좌를 은행에서 카드사로 옮기도록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아울러 금융위는 "은행권 내 경쟁 촉진 과제인 예금 비교·추천,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등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금리산정 체계와 성과 보수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점검,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리산정체계의 경우 시중금리의 과도한 상승 시 대출금리의 상승 폭을 완화할 수 있는 지표나 상품의 개발을 검토하고, 현행 금리산정체계에 경쟁 제한적인 요소가 있는지 점검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은행권 현장조사와 약관 심사, 금감원의 금리 점검 등을 통해 지적되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즉시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성과 보수의 경우 '세이 온 페이(Say-on-pay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투표권)', '클로백(Claw-back 성과급 환수)', 보수위원회 기능 강화 등 제도적 측면에서 개선을 추진한다.
이와 동시에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은행별로 성과지표와 성과 측정 방법의 적정성을 은행권과 함께 점검해 개선 사항을 발굴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다음 주 제2차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고 은행·비은행 간 경쟁 촉진 과제별로 구체적인 경쟁 모습과 효과를 중심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3월 중에는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은행별로 성과지표와 성과 측정 방식의 적정성을 점검한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신규 플레이어 진입 과제의 경우 진입하려는 주체가 있는지 등 실효성 측면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증권사 법인 결제 허용 등 비은행권의 업무영역 확대는 은행권 경쟁 촉진과 함께 금융안정,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