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북한에서 돈을 충전해 쓰는 전자결제 카드가 도입되고 휴대전화에서 결제가 가능한 전자결제 프로그램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손광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북한경제리뷰 2월호 '북한의 금융정보화와 전자결제법 함의'에서 북한은 최근 몇 년 새 휴대전화에 전자결제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왔으며 2021년 10월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전자결제법'을 채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손 연구위원은 이 글에서 2010년 조선무역은행에서 출시한 선불 개념인 '나래카드' 등과 휴대전화에서 결제가 가능한 전자결제 프로그램인 '울림'을 소개했다.
손 연구위원은 "달러, 유로 등을 충전하여 사용할 수 있는 '나래 카드'는 외국 관광객은 물론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일부 북한 주민들에게서도 많이 사용되었다"면서 "불법적으로 무역을 했거나 상업활동을 해서 벌어들인 외화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처벌될까봐 화폐를 쌓아두는 경우도 있는데, 북한 금융 당국은 나래카드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외화 충전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북한에서는 2011년 고려은행의 '고려카드', 조선중앙은행 '전성카드', 황금의삼각주은행 '선봉카드', 조선대성은행 '금길카드' 등 외화나 북한돈을 충전해 쓰는 비슷한 형태의 카드가 속속 발행됐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2018년 출시된 '울림'은 휴대전화에서 결제가 가능한 전자결제 프로그램으로 우리의 '카카오페이'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손 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울림'을 통해 "개인 돈주가 벌어들이는 송금 수수료를 국가가 다시 회수하면서 수입 원천도 늘리고, 유휴화폐 통용도 개선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노렸다.
'울림 1.0'은 내화 전용 충전 카드인 '전성카드'메만 탑재 되었지만 이후 업그레이드 버전인 '울림 2.0'에선 외화 전용 충전 카드인 나래카드와 기업소 전용 결제카드 등에도 탑재됐다.
손 연구위원은 전자결제 도입 등에 대해 "화폐개혁 이후에도 여전히 유휴화폐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 금융 당국이 전자결제카드와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 '울림'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는 '무현금화폐'라는 사회주의적인 지급결제제도를 확대시키고, 외부적으로는 유휴화폐 유통구조 개선으로 경제난을 극복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