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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 긴급점검(상) 우오현 회장, 공정위의 '불명예 타이틀' 수두룩
SM그룹 긴급점검(상) 우오현 회장, 공정위의 '불명예 타이틀' 수두룩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2.0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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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현 회장의 계열사 겸직 사내이사수 13개. 76개 그룹중 단연 1위. 총수일가 겸직 수도 5위
총수가 이렇게 많은 계열사 관장은 누가봐도 무리. 실제는 17개사로 공정위 발표보다 더 많아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자금거래, 상호지급보증 등도 심해. 총수일가에 자금대여 계열사도 많아

우오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은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자산이 10조를 넘는 중견그룹으로 키워내 ‘인수합병의 귀재’로 불린다. SM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뒤 200개가 넘는 순환출자고리 해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본지는 SM그룹의 지배구조문제를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SM그룹 본사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작년 하반기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각종 자료들을 보면 자산기준 재계 34SM그룹과 우오현 SM회장은 불명예스런 타이틀 몇 개를 가지고 있다.

우선 그룹총수가 갖고있는 계열사 사내이사(등기이사)수가 공정위 선정 76개 공시대상집단중 가장 많다. 작년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우오현 회장이 갖고있는 사내이사 숫자는 무려 13개로 압도적 1위였다. 2위는 하림의 김홍국 회장으로 7개였다. 두 사람은 젊은 시절 양계사업을 같이 하다 따로 독립해 현재 사업을 일군 것으로 알려진다. 3위는 롯데 신동빈 회장(5), 공동 4위는 영풍과 아모레퍼시픽, 한라그룹으로, 5개씩이다.

76개그룹의 평균 총수 겸직회사수는 4. 총수 일가가 등기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도 SM55.4%, 셀트리온, KCC, OCI, 엠디엠 등에 이어 5위였다. 공정위 기준 계열사 56개중 31개사에 우 회장과 아들, 딸 등 일가가 등기이사로 등재했다.

삼성 이재용 회장이나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CJ 이재현 회장처럼 등기이사를 한 군데도 맡지않고 고연봉이나 고배당만 받아가는 총수들은 분명 문제가 많다. 법적 책임은 지지않으면서 과다한 연봉 등 혜택만 누리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수 한사람이 너무 많은 계열사들의 등기이사를 맡는것도 문제라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 한 사람이 수많은 회사의 이사회를 일일이 참석하고, 또 수많은 회계장부를 혼자서 꼼꼼이 들여다 본다는건 무리다. 그래서 총수의 과다한 등기이사 겸직 또한 책임 있는 경영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지배구조라고 공정위는 설명하고 있다.

SM 계열사들의 분기보고서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 회장은 공정위 발표보다 더많은 계열사들에서 상근 또는 비상근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UBC문화장학재단 이사장(상근 등기)과 대한해운, 대한상선, 우방 및 티케이케미칼의 비상근 사내이사 회장 등을 맡고 있고, 비상근 등기이사(사내이사)로 등재된 곳도 ()삼라, 남선알미늄, 경남기업, 에스엠하이플러스, 삼라희망재단, 동아건설산업, 에스엠스틸, 울산방송, 우방산업, SM상선, 에스엠스틸, 학교법인 동신교육재단 등이다.

17개사에서 대표이사 또는 미등기 사내이사다. 공정위 발표 13개보다 4개나 많다. 2020년만 해도 우 회장은 무려 36개사에서 대표이사 또는 비상근 등기이사였다. 여론과 공정위 때문에 많이 줄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우 회장의 겸직 사내이사수는 재계에서 단연 압도적으로 많다.

▲주요 그룹의 총수일가 이사 겸직수
▲주요 그룹의 총수일가 이사 겸직수

우 회장의 외아들인 우기원씨도 확인된 것만 삼라마이다스 등기 사내이사, 남선알미늄 상근감사 등을 맡고 있다. 공정위는 전체 계열사중 총수뿐 아니라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돼 있는 계열사 비율이 높은 그룹으로, 셀트리온(100%), KCC(64%), OCI(62%), MDM(60%), SM(55%) 등을 꼽았다. SM 56개 계열사중 31개사에 총수일가가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SM은 또 그룹규모에 비해 공정위의 공식 내부거래 감시대상기업 숫자가 많은 그룹중 하나다. 공정위가 작년에 발표한 ‘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현황부속자료에 따르면 총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인 국내 76개 공시대상 기업집단들중 SM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계열사가 많은 그룹 10위에 랭크돼 있다. 1위는 대방건설(38), 2위는 일진그룹(32), 3위는 GS(26).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는 총수일가 지분 등이 높아 계열사들이 일감밀어주기 등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을 일컫는 공정위 용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 또는 이 계열사가 지분 50% 이상을 갖고있는 자회사들이 대상이다.

이런 계열사가 많다는 것은 총수 일가가 이러저리 개인투자를 해놓은 계열사들이 많다는 얘기다. SM의 경우 아직 지주사 체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SM그룹 우오현 회장
SM그룹 우오현 회장

18개사중 얼핏봐도 문제가 될만한곳은 삼라 등 4곳이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총수일가 지분이 68.82%인 삼라의 21년 매출 4813억원중 무려 94%에 달하는 4540억원을 SM 계열사들이 올려주었다. 21년말 기준 삼라의 최대주주는 우오현 회장(68.82%)이고, 우 회장의 현재 동거녀로 알려진 김혜란씨도 지분이 12.31%가 있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지분율을 우회장 지분으로 한정, 발표했다.

정식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라는 26개 계열사들로부터 76억원의 브랜드사용료를 21년에 처음 거두어 들였다. 보통 정부가 공인한 지주사들이 수입원중 하나로 활용하는 것인데, 삼라는 아직 공식 지주사가 아니면서도 받아냈다. 부당 일감몰아주기인지는 공정위만 판단할수 있다.

2020년 삼라의 건설사업부문이 인적분할해 설립돼 역시 총수일가 지분율이 68.82%인 우방산업도 21년 매출 930억원중 계열사들이 올려준 매출이 271억원으로, 내부거래비중이 29%에 달했다.

총수일가 지분이 32%인 에스엠스틸이 지분 54%를 보유중인 SM하이플러스도 21년 매출 1478억원중 43%에 달하는 640억원을 계열사들이 올려주었다. 작은 계열사이지만 총수일가 지분이 100%인 한통엔지니어링이란 계열사의 21년 내부거래비중도 100%였다.

공정위는 내부거래비중이 12%를 넘거나 내부거래액이 300억원이 넘을 경우 일단 정밀 감시대상에 올린다고 한다. 이 거래들중 일반거래에 비해 거래가격에서 7% 이상의 우대 등 특혜소지가 있으면 공정위가 공식 제재대상에 올릴수 있다.

▲공정위가 밝힌 총수 본인및 총수 2,3세 계열사 이사등재 현황
▲공정위가 밝힌 총수 본인및 총수 2,3세 계열사 이사등재 현황

SM그룹은 또 계열사들끼리 긴급자금을 서로 빌려주거나 지급보증 또는 담보를 서주는 사례들이 다른 그룹들에 비해 너무 많은 점이 앞으로 문제가 될수 있다.

지주사격인 삼라의 예를 들어보자. 21년말 현재 삼라는 계열사 에스엠상선으로부터 1천억원의 단기차입금(금리 4.6%)을 빌려 쓰고 있다. 20년까지만 해도 많은 계열사들로부터 약간씩 빌렸는데, 21년부터 창구를 에스엠상선으로 일원화했다. 해운업체의 자금상황이 괜챦아서일 것이다.

일반 금융기관 자금보다 당시로선 금리가 센 편인데, 금융기관에서 빌리기가 어려워 이렇게 고금리를 부담하고서도 계열사 차입금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빌려주는 계열사 입장에선 다른 계열사들을 상대로 고금리 장사를 하는 셈이다.

삼라는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릴 뿐아니라 빌려주기도 한다. 21년말 현재 단기대여금 잔액은 삼환기업 49억원, 한통엔지니어링 26억원 외에 우오현 회장에 빌려준 대여금도 40억원에 달한다. 총수에게도 빌려주고 있다. 통상금리보다 우대요인이 있으면 역시 문제가 될수 있다. 삼라는 또 우방산업(5.3억원)의 각종 대출에 대해 담보를 서주고 있고, 우오현 회장(32억원)으로부터 부동산 담보를 제공받고 있다.

계열사 채무에 대해 지급보증도 많이 서주는데, 21년말 현재 우방 600억원, 에스엠중공업480억원, 에스엠스틸 686억원, 동아건설산업 466억원, 우방산업 122억원, 경남기업 535억원, 에스엠상선 46억원, 우방산업과 동아건설산업(책임준공연대보증) 671억원, 신화디앤디 32억원, 삼라마이다스 18억원 등이다. 계열사 지급보증제공액수가 3199억원에 달한다.

삼라는 그러면서 우방 등 3개 계열사와 우 회장으로부터 2158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받고 있다. 서로 지급보증을 서주는 상호지급보증 사례도 수두룩하다.

삼라만 이러는게 아니다. 전 계열사가 삼라와 비슷한 방식으로 서로 돈을 빌리고, 지급보증이나 담보를 서주고 있다. 그러지 않는 계열사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자체 신용으로 금융기관에서 싼 자금을 빌리기는 어렵고, 빌리더라도 지급보증이나 담보를 요구하고, 또 계속되는 인수합병 등으로 자금은 계속 필요해 이런 복잡한 자금거래구조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특정 기업집단의 자산총액 합계가 10조원이 넘으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계열사간의 신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가 전면 금지된다. 또 계열사간의 신규 채무보증 또는 지급보증도 전면 금지된다. 다만 기존의 상호출자나 지급보증은 예외로 인정하면서 기한을 주어 해소토록 하고 있다.

21년말 자산규모 13.66조원인 SM2020년부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되었고, 그에 앞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 고리는 거의 대부분 끊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지급보증은 아직도 이처럼 무수히 많이 남아있다. 공정위가 시한을 주고 이것도 해소를 독려하고 있을텐데, SM이 과연 지급보증도 무난히 끊을수 있을지 의문이다.

총수 일가와 계열사들간의 돈거래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것도 SM의 특징중 하나다. 우오현 회장은 20년말까지만 해도 삼라에 105억원, 삼환기업 11억원, 에스엠인더스트리(옛 경남모직) 105억원 등을 빌려 주었으나 21년들어 모두 상환받고, 대신 자신이 최대주주인 삼라에서 40억원을 빌려쓰고 있다.

연중에 일시적으로 빌리거나 빌려 주었다가 결산때인 연말 이전에 상환 또는 회수하는 사례도 많다. 우 회장은 또 여러 계열사에 본인 신용으로 지급보증도 서주고 있다.

SM오너 일가와 SM계열사들과의 자금거래(21년말 기준 억원)

 

우오현 회장

우기원 전무

우연아 대표

우지영 대표

우명아 대표

계열사들에 대한 단기대여금

 

 

 

 

 

계열사들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

삼라 40억원

우방 20억원(229월말)

삼환기업 4.3

삼환기업 2.51

삼환기업 2.51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우 회장 아들 우기원 전무는 우방으로부터 2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빌려 쓰고 있다. 딸들인 우연아, 우지영, 우명아 자매들은 자신들이 최대주주인 삼환기업으로부터 각각 4.3억원, 2.5억원, 2.5억원씩의 단기차입금을 빌려쓰고 있다. 금리는 대개 4.6%, 당시 은행대출금리보다 높은편이다.

과거에는 다른 재벌그룹들에서도 이런 행태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거의 없어졌다. 공정위와 여론의 감시와 비판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SM에선 아직도 이런 행태들이 많이 남아있다.

요즘이야 조금 뜸해졌지만 우 회장과 SM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갖가지 구설수에 휘말리곤 하던 그룹이었다. 하필이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말자 문재인 대통령 동생인 문재익씨가 SM그룹 계열사인 케이엘씨SM 선장으로, 또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의 동생 이계연씨가 SM삼환 대표이사로 동시에 재직했다가 논란이 됐던게 대표적이다.

2018년과 19년에는 육군 30사단 명예사단장에 위촉되면서 위촉 1주년 기념식으로 의장대 사열을 한 것 등이 논란이 됐다. 당시 우 회장은 육군 전투복과 소장 계급장의 베레모를 착용한 뒤 현역 사단장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장병들을 사열하고 훈시도 했다.

204KBS는 우오현 회장이 농업법인 삼라농원을 내세워 고양 창릉신도시 예정지 부근 임야 등 3기 신도시 땅을 많이 매입했고, 이중 일부를 우 회장이 다시 매입하기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통령과 총리 동생들을 기용한 후 SM계열사들의 공공수주가 급증하거나 우 회장의 대통령 해외순방 동행 또는 청와대 행사참석이 잦아졌다는 식의 특혜의혹들 때문에 몇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면서 "SM그룹에는 이른바 '오너리스크'가 아직도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전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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