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9억원씩 떼먹은 꼴…오피스텔 보증 피해 전년보다 2.9배 급증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 '안심전세 앱' 출시 늦춰져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악성 임대인' 227명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발생한 보증 사고액이 지난해 44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해 보증기관에 대위변제를 신청한 세입자 3명 중 1명 이상이 이들 악성 임대인 소유주택에 세를 들었다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제도상의 허점과 관련법 미비로 악성 임대인이 활개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보증사고 액수는 전년보다 827억원(23%) 늘어난 4382억원이었다.
이른바 악성 임대인으로 불리는 이들은 227명으로, 임대인 1인당 19억원씩 떼먹은 셈이다.
악성 임대인의 보증 사고액은 2018년 30억원에서 2019년 504억원, 2020년 1871억원, 2021년 3555억원으로 사고액이 4년 만에 146배나 뛰었다. 최근 3년 간 8.7배 폭증했다.
악성 임대인들의 보증사고액과 주택 수는 HUG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액 1조1726억원의 37%,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않은 전체 주택 5443세대의 37%(2037채)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임대인들의 보증사고액은 다세대주택이 64.5%(2828억원), 오피스텔이 25.0%(1094억원)로 빌라와 오피스텔이 지난해 임대 보증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파트는 7.0%(307억원), 연립은 3.1%(137억 원)에 불과했다.
악성 임대인들이 보유한 오피스텔의 경우 사고액이 2021년 378억원에서 2.9배 급증했다.
보증사고 금액 554억원으로 1위에 오른 악성 임대인의 경우 오피스텔 사고액이 264억원(121건)으로 다세대주택(245억원·114건)보다 많았고, 2위 악성 임대인도 오피스텔 사고액이 189억원(86건)으로 다세대주택(165억원·82건)보다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정부가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 지난해 7월 악성 임대인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내용을 담은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과 개인정보보호 및 신용정보보호법과의 상충 문제 등 때문이다.
이에 악성 임대인 명단을 포함해 신축 빌라 시세, 위험 매물 정보 등을 담은 '안심전세 앱' 출시는 근거법 마련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