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최대'인 1.25%p 한미 금리 역전폭도 고려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4·5·7·8·10·11월에 이은 사상 첫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날 한은의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미국(4.25∼4.50%)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1.00%포인트로 좁혀졌다.
해가 바뀌고도 한은이 인상 행진을 이어간 것은 무엇보다 물가가 아직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109.28)는 1년 전보다 5.0% 오른 상황으로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대 후반으로 높은 수준이다.
앞서 이창용 총재는 신년사에서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도 한은 인상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낮춰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해 12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으로 한국(3.25%)과의 금리 차이는 1.2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 같은 금리 폭은 2000년 10월 1.50%포인트 이후 두 나라 사이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었다.

한미 금리 격차 탓에 환율이 더 뛰면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에 인플레이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향후 한은의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경기 침체 부담 때문에 추가 인상 없이 4분기나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과, 여전히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에 이르는 데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큰 만큼 한은 역시 2월이나 4월에 3.75%까지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결국 국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아래로 꺾이는지, 미국 연준의 2월 초 금리 인상 폭이 베이비스텝으로 줄어드는지 등을 확인한 뒤 한은이 인상 종료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이 지배적이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2020년 3월 16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을 하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고 이후 아홉 번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는 2021년 8월 26일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이날까지 약 1년 5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포인트 두 차례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00%포인트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