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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롯데간 1.5조 투자협약, 단기차환 부담 경감될까
메리츠-롯데간 1.5조 투자협약, 단기차환 부담 경감될까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1.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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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 지적. "메리츠-롯데간 1.5조 투자협약, 근본 해결책 안돼...단기위험은 줄였지만 근본문제는 지속"

메리츠계열사들의 단기부담 감내수준이나 부동산익스포져 더 증가는 문제...11조 넘는 롯데건설 우발채무 차환위험 여전. 미분양 등 부정적 요인들 여전히 커
메리츠증권 최희문 부회장과 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9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롯데지주 고정욱 부사장(왼쪽부터), 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 메리츠증권 최희문 부회장, 메리츠증권 김기형 사장. ⓒ사진제공 = 메리츠증권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이 롯데건설과 1.5조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 이번 투자관련 메리츠금융의 직접적 위험은 과도하지 않은 수준으로 판단하나 부동산경기가 저하되는 가운데 메리츠금융그룹의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늘어나게 된점은 다소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롯데건설에 대해서도 1.5조원의 현금유동성이 확보되고 단기적 차환부담도 감소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우발채무 부담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롯데건설과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9일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매입 투자확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를 위해 설립된 SPC(특수목적법인)에 메리츠화재 등 메리츠금융 계열사들이 9천억원을 선순위로 대출하고, 롯데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이 3천억원, 롯데물산과 호텔롯데가 각각 1500억원씩 후순위로 대출하는 방식이다.

선순위 대출과 관련해 롯데물산과 호텔롯데는 원리금 전액 상환시까지 중첩적 이자자금보충 의무를 부담한다고 나신평은 설명했다. SPC가 메리츠에 대출금 이자를 못주면 롯데계열사들이 무조건 끝까지 모두 대신 물어준다는 얘기다.

유동화 대상 자산은 롯데건설이 신용보강한 전국 사업장별 유동화증권이며, 이를 SPC가 인수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이번에 확보된 재원 등을 기반으로 작년 10월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로부터 차입한 5천억원을 지난 6일 전액 조기상환했다. 롯데케미칼도 업황 부진에다 일진머티러일즈 인수자금 등이 시급히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와 메리츠금융이 최근 맺은 투자협약 개요
▲롯데와 메리츠금융이 최근 맺은 투자협약 개요

나신평은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이번 SPC에 대한 대출실행에 따른 메리츠금융의 유동성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면서 각 회사별 총자산대비 대출규모가 크지 않고, 이번 대출을 통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자 및 수수료 수익규모를 감안하면 메리츠금융의 수익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메리츠가 요구한 대출금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나신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메리츠금융의 영업 스타일상 상당한 고금리를 관철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는 원금을 떼일수도 있는 자본 투자 대신 고금리의 대출방식을 관철시키면서 부동산신탁 우선수익권 1,2 순위 근질권 설정 등 채권보전장치들도 얻어냈다.

롯데계열사들의 지급보증도 받아냈을 가능성이 있지만 확인되지 않는다. 나신평도 이에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아무튼 말이 투자협약이지 사정이 다급한 롯데로서는 메리측의 온갖 요구를 안들어줄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금융 입장에서는 부동산PF관련 우발채무가 더 늘어나는 위험부담은 있지만 설마 롯데그룹이 돈을 떼먹기야 하겠느냐는 판단에서 온갖 안전장치를 갖춘 과감한 베팅을 한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금융그룹 주요 지표(22년9월말기준)
▲메리츠금융그룹 주요 지표(22년9월말기준)

메리츠금융이 부담한 9천억원의 선순위 대출액중 가장 큰 금액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진 메리츠화재는 작년 1~97247억원의 당기순이익에, 작년 9월말 기준 3492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별계정 자금유입으로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나신평은 추정했다.

메리츠증권도 같은 기간 4688억원의 당기순이익과 5548억원의 현금성자산에다 작년 12월 발행한 2700억원의 회사채 등으로 충분한 투자재원을 확보한 상태다. 메리츠캐피탈 역시 같은 기간 1878억원의 당기순이익에 작년 4분기중 1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또 메리츠화재는 229월말 기준 국공채 등 안전자산 비중이 38.1%, 업계 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부동산PF 대출 취급시에도 A급 이상 시공사 책임준공, 선순위, LTV 50%이하 등 보수적인 투자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당면한 손실 발생 위험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나신평은 판단했다.

메리츠증권도 20203월 말 기준 9조원을 상회하던 부동산PF 관련 우발부채 및 대출채권 등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를 229월말까지 약 5.9조원으로 크게 줄였으며, 브릿지론 등 고위험 PF 사업장 비중도 초대형 경쟁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메리츠캐피탈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규모는 약 2.7조원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부동산 관련 여신 집중도가 높으나, 브릿지론 등 고위험 PF 사업장 비중이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부동산PF대출의 90% 이상이 선순위로 이루어져 있고, 부동산 PF 사업장의 지역 및 물건 분포 등을 감안하면 메리츠캐피탈의 당면한 최종 손실 위험도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나신평은 평가했다.

나신평은 그러나 메리츠화재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규모가 약 8.0조원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부동산 관련 여신 집중도가 (여전히) 높고,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도 자기자본 대비 110.1%, 여전히 높으며, 2022년 중 고위험 PF 사업장 비중도 다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신평이 집계한 메리츠 계열사들의 작년 9월말 기준 부동산익스포저 규모는 메리츠화재가 8279억원, 메리츠증권이 59219억원, 메리츠캐피탈이 27092억원 등 모두 166590억원에 달한다.

나신평은 종합적으로 이번 투자 결정이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도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지만 국내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부동산 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서 부동산PF 익스포져가 () 늘어났기 때문에 향후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건설의 주요 우발채무 추이
▲롯데건설의 주요 우발채무 추이

한편 나신평은 롯데건설의 작년 11월말 기준 연대보증 및 자금보충 관련 PF우발채무는 6.9조원 규모이지만 책임준공 조건부 채무인수까지 포함하면 우발채무가 113433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우발채무가 자본완충력 대비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고, 이번 1.5조원으로 우발채무에 대한 단기차환 위험은 해소되었지만 금융경색 상황 및 부정적인 부동산 업황으로, 나머지 우발채무에 대한 차환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나신평은 우발채무 부담의 궁극적인 해소를 위해서는 사업장별 수익성 확보와 원활한 사업

진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업황에 긍정적 요인이 일부 발생하긴 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건설원가 상승, 고금리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부동산 수요 위축에 따른 분양가 하락 및 미분양 위험 증가 등 여전히 부정적인 요인의 영향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가된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과 관련해 신용보강을 제공한 롯데건설의 사업장별 상황을 지속 검토할 예정이라고 나신평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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