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노사 TF 이번주 운영시간 정상화 논의 “아직 초기 협의 단계”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은행권의 코로나19 팬데믹 때 적용한 ‘1시간 영업시간 단축’이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도 복원되지 않자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불편함을 호소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늘면서 금융당국도 영업시간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서자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현재 은행 영업시간 복원 문제를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중이다. 이들은 이번주내로 운영시간 정상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1시간 단축한 영업시간을 복구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은 2020년부터 오전 9시~오후 4시인 영업시간을 상황에 따라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단축했다. 또 2021년 7월부터는 전국 단위로 1시간 단축을 확대했다.
이 같은 이유로 영업시간 복원을 미루는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미 지난해 4월 해제됐지만 은행권은 단축된 영업시간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서다. 은행권이 코로나19 상황에 급격하게 늘어난 대출을 바탕으로 커진 이익은 온전히 누리면서 소비자 불편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기준)은 약 11조 220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약 9조 5017억 원)과 비교해 18% 늘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수익이 크게 불어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지난해 1∼3분기 이자 이익은 40조 6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일부 은행들은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운영 시간을 연장하는 탄력점포를 운영 중이지만 역부족이란 의견이 나온다.
탄력점포는 은행의 일반적인 영업시간과 달리 운영되는 점포를 말하다. KB국민은행의 '9 to 6 지점'이나 신한은행의 '이브닝 플러스 지점', 농협은행의 '애프터 뱅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 은행을 방문한 직장인 A씨는 "다른 업종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은행들은 언제까지 단축 운영을 하는 것이냐"며 "주변에 탄력점포도 없을 뿐더러 점심시간에 은행가면 30분 대기가 기본인데 운영시간 마저 3시에 끝나 반차내고 가야될 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비자들의 불편이 이어지자 금융당국도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달 5일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정상화하는 가운데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국민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금융당국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달리 은행들의 영업시간 정상화 시점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노조측과 논의가 계속 진행돼야 정상 운영 가능 여부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초기 협의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