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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잠긴 2금융권…‘대출 보릿고개’에 취약 차주 '곡소리'
'빗장' 잠긴 2금융권…‘대출 보릿고개’에 취약 차주 '곡소리'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2.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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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저축은행·대부업 등 사실상 개점휴업…토스 입점 22곳도 한시적 대출 중단
조달비용·수익성 악화에 ‘몸사리기’…“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비용 커져 역마진 우려”
연말에 들어서면서 저축은행, 카드사, 대부업 등 2금융권이 대출 빗장을 잠그면서 저신용자의 급전창구가 막혔다.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연말에 들어서면서 저축은행·카드사·대부업 등 2금융권이 건전성 관리에 돌입했다. 조달비용 상승 등에 일반 대출 상품을 비롯한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 취급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 정책 금융 상품을 보완해 취약차주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연말까지는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자주들은 '대출 보릿고개'에 이르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털사 등 2금융권 회사 상당수는 올 연말까지 또는 내년 초까지 토스, 핀다, 카카오페이 등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한 대출을 한시 중단했다.

카카오페이 신용대출 비교 서비스에 입점한 금융사 57곳 중 37곳은 대출자의 신용상태와 상관없이 '금융사 점검'을 명목으로 대출조회 결과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롯데카드, 우리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신용대출 상품은 물론 현대캐피탈, BNK캐피탈, DGB캐피탈 등 캐피탈사, SBI·웰컴·페퍼·JT·다올·대신·애큐온 등 저축은행까지 다양하다.

대출 비교 플랫폼사인 토스에 입점한 금융사 52곳 가운데 22곳 역시 연말까지 점검을 이유로 대출 조회 결과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인지도가 낮은 2금융권 금융사 대출은 주로 토스 같은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대출을 취급하지 않으면 공급량이 확 줄어든다. 

실제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 등 상위 10개 업체의 지난해 상반기(1~7월) 취급된 신규 개인대출 금액 중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체결된 비중은 18.9%에 달했다. 

이 업체들의 경우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앱을 통해서는 대출 신청을 받지만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크게 줄이고 있다. 금융권에선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몸사리기’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져 역마진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대출 부실화에 대한 경계심도 커 공격적 영업을 자제하고 수익성이 낮은 상품부터 축소하는 분위기"고 전했다.

2금융권의 조달 금리는 1년 전보다 세 배 가량 높은 연 6~7% 수준으로 치솟았다. 여기에 예금보험료, 대손비용, 대출 관리 원가 등 각종 비용을 합치면 신규 대출은 취급하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금융당국의 2금융권에 대한 대출 총량 규제도 ‘돈줄 조이기’에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가이드라인은 각 사별로 10.8∼14.8%였다. 이는 작년(21%)보다 엄격해졌다.  

제2금융권은 중신용자 생활자금 중심으로 이미 정해진 대출 한도를 소진해 대출을 늘리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 마저 대출문을 닫았다. 대부업계 1위 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가 조달금리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26일부터 신용대출을 포함한 모든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대출 중개사들에 신규 대출을 중단하도록 안내했으며, 모바일 채널과 플랫폼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도 모두 중단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금융 취약계층의 대출 보릿고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도 경영계획은 성장이 아닌 생존"이라며 "경기악화로 저신용자들의 연체율이 높아지며 2금융사들의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어 대출문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과거와 같은 방식의 총량 중심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에 대해서는 조금 달리 볼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내년 살림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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