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매수' 영향으로 지난해 수도권 자가보유율 13년만에 최고
월소득 대비 임대료 비중은 소폭 감소…서울만 21.6%로 증가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년간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10년 걸리지만 최근 집값 하락으로 이런 수치는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20일 발표한 '2021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14.1로 나타났다.
PIR은 월급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전년의 12.5배에서 높아졌다.
월급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모아서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2.5년에서 14.1년으로 길어진 것이다.
데이터의 중간값인 중위수 기준이 아닌 평균으로 따지면 작년 서울 PIR은 15.4배까지 높아진다.
PIR이 서울 다음으로 높은 지역은 세종(10.8배)과 경기(9.9배)로 나타났다.
이에 수도권의 PIR은 자가 가구의 중위수 기준 역대 최대치인 10.1배로 기록됐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넘게 6.7∼6.9배 수준에 머물렀던 수도권 PIR은 집값이 급등한 2020년 8.0배로 뛰었고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반면 임차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Rent Income Ratio)은 소폭 감소했다.
전국 기준 RIR은 15.7%(중위수 기준)로 전년(16.6%)보다 줄었고, 수도권 RIR 역시 18.6%에서 17.8%로 줄었다.
다만 서울의 RIR은 2020년 21.3%에서 지난해 21.6%로 증가했다. 월 소득 중 임대료로 쓰는 비용이 21.6%로 늘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주택 자가 보유율은 2020년과 동일한 수준인 60.6%로 나타난 가운데 '영끌' 매수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자가보유율은 2008년(56.6%)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인 54.7%를 기록했다.
생애 첫 내 집 마련까지 걸리는 기간은 2020년과 같은 7.7년이었다.
1인당 주거면적은 33.9㎡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며,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4.5%로 2020년 대비 0.1%p 감소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5년으로, 자가 가구는 10.5년, 임차 가구는 3.0년이었다.
주택 거주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7.2%로, 자가 가구 19.6%, 임차 가구 61.4%였다.
청년 가구의 81.6%는 임차로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의 전국 RIR은 16.8%였다.
신혼부부 가구의 43.9%는 자가에 거주하고 있었고 72.5%가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