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미착공 사업장 우발채무가 무려 4.3조원...전 사업장 77% 달해
총 차입금 3.8조로 급증. 재무부담 과중...불확실성 더 높이고 있어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등 롯데 계열사들이 신용등급이 최근 잇따라 강등된 가운데,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20일 롯데건설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한단계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나신평은 롯데건설 미착공 사업장의 규모가 큰 가운데, 최근 분양경기 저하로 사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점, 금융시장 경색 상황에서 대규모 현금유동성을 통해 PF유동화증권 차환에 대응했으나 이 과정에서 재무부담이 가중된 점 등을 종합 고려했다고 밝혔다.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기준 PF 우발채무(연대보증 및 자금보충약정) 금액은 약 6.9조원으로, 이 중 착공 전 사업장 관련 우발채무는 4.3조원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서울 및 수도권 51%, 부산 등 5대 광역시 44%, 그 외 지역 5%다.
전반적인 질적 구성은 양호한 수준이나 최근 금리 상승에 따라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및 수도권에서조차 분양실적이 저조한 사업장이 발생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착공 전 사업장의 불확실성이 상당수준 높아진 상황이라고 나신평은 밝혔다.
나신평는 22년 중 분양개시한 일부 현장의 경우 저조한 분양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2023년에는 총 2.6만 세대(임대 제외) 규모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임에 따라 분양위험에 대한 노출 수준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나신평은 또 진행중인 사업장의 상당부분은 부동산 호황기에 착공됨에 따라, 분양률이 우수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나 착공 전 사업장의 경우에는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 확대,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용 증가 등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하고 있고, 부동산 시세 하락으로 인한 분양가 인하 등의 도급액 감소 요인도 발생,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롯데건설은 부동산 호황기의 적극적인 수주정책의 영향으로 2020년 말 기준 3.6조원이던 PF우발채무(연대보증 및 자금보충)가 2022년 11월 말 기준 6.9조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런 높은 우발채무 부담 때문에 최근 금융시장 경색 상황에서 신용보강한 PF 차입금 차환에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계열사로부터 유상증자 및 차입지원을 통해 약 1.1조원, 자체적으로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약 1.4조원 등 총 2.5조원의 현금유동성을 조달,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총차입금이 20일 현재 약 3.8조원(2022년 9월 말 기준 1.8조원)에 육박하는 등 재무부담이 크게 가중되었다. 향후 금융시장 경색 완화 시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PF 차입금 차환 상황이 개선될 수 있으나, 건설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과거 대비 높은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나신평은 전망했다.
나신평은 22년 11월 말 기준 시행사 PF에 대한 연대보증 2,958억원, 정비사업에 대한 연대보증 1.1조원, 민간개발사업 관련 자금보충약정 5.5조원 등 PF 우발채무 규모를 감안하면, 잠재적인 재무부담은 자본완충력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다 분양대상 사업장에서 미착공 현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7%(4.2조원)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롯데건설이 연대보증 및 자금보충을 제공한 PF 유동화증권은 22년 12월 약 4,792억원, 2023년 1분기에만 3.5조원이 만기도래한다. 나신평은 신용보강 약정이 제공된 사업장에 대해 사업 진행경과 및 분양성과, PF 차입금 차환ㆍ상환추이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