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5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가 연 8%에 육박하자 전세대출 잔액이 최근 한 달 새 1조원 가까이 줄었다. 금리 인상으로 월세보다 전세대출 이자가 비싸진 결과다.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많아지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5.93~7.51%로 최고금리가 연 8%대에 다가서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4%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올들어 금리가 3%포인트 가량 오른 수치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전세대출 금리의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급등했다.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2010년 공시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예를 들어 2년 전 3억원의 전세대출을 받은 세입자가 3% 금리를 적용받았다면 월 이자 부담이 75만원에 그치지만 8%의 금리를 적용받는다면 월 이자가 200만원으로 급증한다. 월 125만원의 이자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은행권 전세대출 규모는 점차 줄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11월 말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33조647억원으로 전월 대비 9978억원 줄었다.
10월에도 전세대출 잔액은 1351억원 줄어들었는데, 지난달에는 감소폭이 훨씬 커졌다.
이에 따라 전월세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를 넘겼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4.8%로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 평균보다 낮았다.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연 환산 이율을 말한다.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으면 월세로 전환하는 게 세입자에게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