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단절·연공서열제 문제...고위직과 관리자 직급에서 여성 비율을 높여야"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우리나라의 남녀 근로자 시간당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라는 타이틀을 26년째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직종·직무 내 남녀 임금격차에서도 한국은 주요 15개국 중 각각 1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남녀 격차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5일 여성계·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OECD가 공개한 '2021년 기준 OECD 국가들의 성별 임금격차'에서 한국은 남녀 임금격차 31.1%로 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26년째 이어온 1위 자리를 지켰다. OECD 평균(12.0%)의 세 배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위는 24.3%의 이스라엘이 차지했고 이어 일본(22.1%), 라트비아(19.8%), 에스토니아(19.6%) 순이었다. 주요 선진국 중 미국은 16.9%로 6위, 캐나다 16.7%로 7위, 영국 14.3%로 10위, 독일 14.2%로 1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직무, 직종, 사업장이 같은 남녀 간의 임금 격차도 주요국 중 최상위권으로 조사됐다.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이 지난달 24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직무(Job)별 남녀 성별 임금 격차는 18.8%로, 1위 일본에 이어 주요국 15개국 중 2위를 차지했다.
국가별로 비교 시점이 약간 다르지만 한국은 같은 직종(Occupation) 내 남녀임금 격차에서 15개 주요국 중 1위를 차지했고, 사업장(Establishment) 내 남녀임금 격차에서도 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여성계·노동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 원인으로 경력 단절과 연공서열제를 꼽았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육아휴직한 여성이 복귀해서 남성과 같은 일을 해도 휴직 기간이 연차에서 빠져 임금 차이가 생기게 되는 것"이라며 '연공형 임금체계'를 남녀 임금격차를 만드는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현재 임금체계에서는 직장에 오래 머물러야 임금이 오르는데, 여성들은 30대에 임신·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되면서 관리자 직급을 달기 어렵다"면서 고위직과 관리자 직급에서 여성의 비율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