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매년 13.4% 인상해도 향후 10년간 누적적자 112조원 우려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비급여 의료비 급증으로 실손보험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지난해 도수 치료로 1조1000억원이 보험금으로 지급됐다. 이는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인 1조1247억원에 맞먹는 금액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보험사들의 비급여 진료 항목의 지급 보험금이 대폭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도수 치료와 하지 정맥류, 비밸브 재건술, 하이푸 등 4대 비급여 의료비 항목의 지급 보험금은 1조4035억원이었다. 이는 2018년 7535억원에서 두 배가량 늘어난 액수다.
실손보험금 누수를 유발하는 비급여 의료비 중 단연 1위는 도수 치료로 지난해 지급 보험금만 1조1319억원에 달했다.
도수 치료는 약물 치료나 수술 없이 물리치료사가 척추와 관절 등 신체를 교정해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는 요법으로 중장년 및 노년층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도수 치료의 경우 처방 및 시행하는 의사의 범위도 정해지 있지 않고 비전문적인 치료에다 치료비도 의료기관별로 최대 1700배까지 차이가 나서 보험금 지급 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하지정맥류에 대한 보험금으로 1062억원, 하이푸 시술은 1009억원, 비밸브 재건술은 646억원이 나갔다. 이같은 급증에 향후 '제2의 백내장 사태'로 보험금 지급이 폭증할 우려가 나온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실손보험이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보험사의 건전성 훼손까지 발생해 보험사와 소비자는 피해를 보고 의료계만 이익을 내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실손보험은 보험을 든 고객이 병원 치료 시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한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지난 3월 기준 3천977만명에 달한다.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2019년 135.9%를 기록한 이래 2020년 132%, 지난해 132.5%였으며 올해도 13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는 건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17년 1조2천억원, 2018년 1조2천억원, 2019년 2조5천억원, 2020년 2조5천억원, 지난해 2조8천억원이었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연평균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13.4%, 지급 보험금 증가율이 16%였다면서 이런 상황이 유지될 경우 올해부터 2031년까지 누적 적자는 112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