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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공짜는 없다 - 전기요금 올려야
경제에 공짜는 없다 - 전기요금 올려야
  • 최종찬
  • 승인 2022.11.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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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찬 칼럼] 전 세계가 석유, 가스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자 소비 절약을 유도하고 있다. 독일은 19℃ 이상의 난방과 28℃ 이하의 냉방을 금지하고 있다. 덴마크는 온수 샤워는 5분 이내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딴 세상이다. 일부 언론이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일반 국민은 에너지 절약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휘발유 소비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고, 1~10월까지 에너지 수입액은 1587억달러로 작년 동기에 비해 82%나 급증했다.

우리나라는 원유, 가스 등을 100%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임에도 세계적으로 에너지 다소비 국가로 꼽힌다. 1인당 전기소비량은 세계 7위다. 독일의 1.6배, 일본의 1.4배 수준이다. 에너지효율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5위다. 지난 10년간 OECD 회원국들은 에너지소비량이 매년 0.2%씩 감소한 반면 한국은 0.9%씩 증가했다.

최근 에너지 국제 가격 상승은 다방면에 걸쳐 우리나라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첫째, 무역수지 적자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에너지 수입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5억달러나 증가했다. 이 기간의 전체 무역적자 356억달러의 2배도 넘는다. 에너지 수입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예상되는 연간 무역적자의 결정적 요인이란 얘기다.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국제 가격 상승 이외에 문재인 정부 기간에 원자력 발전보다 가격이 5~6배나 비싼 LNG 발전을 34%나 늘린 데에 큰 원인이 있다.

둘째, 한국전력의 적자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한전의 적자는 지난해 5조8600억원에서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이미 14조3000억원으로 폭증했고 연간으로는 30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한전의 적자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전력의 생산원가는 크게 올랐으나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 전기요금은 억제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참으로 무책임한 정권이다.

선진국들은 대부분 전력요금을 생산원가 상승에 따라 신축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2021년 스페인은 87%, 영국은 54%, 일본은 35%를 각각 인상했으나 우리나라는 전혀 올리지 않았다.

최근 한전의 적자 확대는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한전이 막대한 적자를 메꾸기 위해 한전채 발행을 크게 늘리면서 채권시장 경색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차제에 우리나라의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절약적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가격 정책을 바로잡는 것이다. 기업이나 가계를 위해서는 전기요금이 낮으면 좋겠지만 생산원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전기요금은 결국 낭비를 조장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겨울에도 반팔, 반바지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 전기요금이 저렴한데도 도덕심에만 호소한다고 절약이 되겠는가. 우리나라의 전력 소비가 많은 것은 외국에 비해 낮은 전기요금과 관련이 크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OECD 평균 대비 산업용은 88%, 가정용은 61% 수준이다. 독일의 1/3, 일본의 1/2밖에 안 된다.

전력요금은 생산원가를 반영해 신축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국민생활 안정을 위한다고 적정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게 하는 전력요금 억제는 낭비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공정하지도 않다. 원가 이하의 전력요금은 사용자에게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것으로, 통상적으로 전력 소비가 많은 부자들이 보조금을 많이 받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전력요금은 인상 요인이 생기면 인상하되 저소득층 부담을 덜어 줄 필요가 있으면 그들만을 대상으로 에너지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은 시장 원리에 따라 전기요금은 인상하되 저소득층에 에너지 지원금을 주고 있다.

한전의 막대한 적자는 우리나라 국민의 부담이다. 전기 소비와 무관한 일반 국민 세금으로 부담할 것인지, 미래 소비자가 부담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 소비자가 부담하게 할 것인지 등 선택의 문제다. 무엇이 공정하고 효율적인가? 경제에 공짜는 없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최종찬 (jcchoijy@hanmail.net)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전)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원장
(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전) 건설교통부 장관, 대통령 정책기획 수석비서관
(전)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 조달청 차장, 기획예산처 차관


저 서

최종찬의 신국가개조론, 매일경제신문사, 2008. 6
아래를 덥혀야 따뜻해집니다, 나무한그루, 20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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