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미국 가상자산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파산을 신청했다. 세계 3대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지 17일 만이다. 한때 FTX의 지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났던 블록파이는 FTX 파산으로 유탄을 맞게 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록파이가 지난 28일(현지시각) 본사가 있는 미국 뉴저지주 법원에 파산 구제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법원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블록파이는 상위 채권자 10명에게만 12억 달러(약 1조6000억 원) 상당의 부채를 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블록파이는 가상화폐를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업체로 지난해 말 기준 140억~200억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담보로 받고 75억 달러를 대출했다.
블록파이는 파산 이유에 대해 올 여름 암호화폐 가치가 폭락한 데 이어 FTX까지 파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블록파이는 FTX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에 6억8000만달러(약 9090억원)를 빌려줬으나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블록파이의 재무고문인 버클리리서치그룹의 마크 렌지는 "블록파이 경영진과 이사회가 FTX 붕괴 이후 즉시 고객과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며 "블록파이가 FTX에 채무를 지고 있으나 FTX 자체 파산으로 인해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설립된 블록파이는 고객에게 가상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업체다. 올해 6월 가상자산 가격의 급락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FTX와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는 블록파이에 4억달러 한도의 대출을 제공했다.
블록파이는 FTX에 자산을 맡기고, FTX가 자체 발행한 토큰인 FTT를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등 의존도가 깊어졌다.
그러나 지난 11일 FTX가 파산하자 블록파이는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긴급자금 수혈을 모색했지만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