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미 기준금리 상단이 4.00%까지 오르면서 한국과의 금리 차도 더욱 벌어져, 자본 유출 등에 따른 한국 경제 피해가 우려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3.00∼3.25%인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승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유지한 제로 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이어 5월 0.5%포인트 올린 데 이어 6월과 7월, 9월에 각각 0.75%포인트씩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 인플레이션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연준은 미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목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더 높은 식품·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가격 압박과 관련한 수급 불균형을 반영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말에 시장의 예상보다 더 높은 기준금리가 나올 수 있다고도 전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 중단에 대해 생각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라며 “최종 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날 단행된 0.75%포인트 인상이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이다. 지난달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2%, 전월보다 0.4% 각각 올라 물가 안정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9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6%, 전월보다 0.6% 각각 올라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연준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때 그간의 긴축 통화정책의 누적된 효과와 통화 정책이 경제와 물가 등에 미치는 시간적 격차, 경제 및 금융 상황 진전을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해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 일각에선 연준이 이번에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도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인 12월에는 0.5%포인트 인상 등 금리 인상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도한 통화긴축으로 불필요한 수준의 경기침체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다.
백악관은 "연준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내놨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금리인상과 관련해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은 노동자 가정에 도움이 되는 경제"라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말해온 더 안정적이며 꾸준한 성장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과 한국(3.00%)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두 나라의 기준금리 차이는 지난 9월 연준의 3번째 자이언트 스텝으로 최대 0.75%포인트로 커졌다가 지난달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과 함께 0.25%포인트까지 좁혀졌지만, 다시 1.00%포인트로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은도 오는 24일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