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 한 외국인이 경남 일대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19채를 16억원에 매입하면서 6억원의 자금출처에 대해선 소득증빙 등 일체의 소명이 없었다. 이에 불법으로 자금을 반입한 것으로 의심한 관세청은 이 외국인의 외환거래내역 확인 등 수사에 착수했다.
이처럼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택을 사들이면서 해외자금을 불법으로 반입하거나 편법으로 증여하는 등 모두 567건의 위법의심 행위가 적발됐다.
주로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부동산 취득자금을 불법반입하는 이른바 '환치기'를 하거나, 특수관계인간 차용증 없이 수억원의 대금을 대여하는 등의 편법증여 행위가 다수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외국인의 부동산 불법행위 단속을 위해 처음으로 실시한 실거래 기획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외국인 거래의 특성을 고려해 별도의 이상거래 선별기준(외국인간 직거래, 높은 현금지급 비율, 임대목적의 대량매입 등)을 마련했고, 이에 따라 대상기간 내 거래(2만38건) 중 이상거래 1145건을 선별했다.
이상거래 1145건에 대한 소명자료 징구・분석 등 조사결과, 411건(35.8%)의 거래에서 총 567건의 위법의심행위가 적발됐다.
주요 위반 유형을 살펴보면 우선 해외자금 불법반입이 많았다. 외국인이 부동산 취득을 위해 해외에서 1만 달러를 초과하는 현금을 휴대반입 후 신고하지 않거나,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부동산 취득자금을 불법반입하는 '환치기'를 통해 부동산 취득자금을 반입하면서 신고하지 않은 행위가 121건 적발됐다.
방문동거 비자(F1) 등 경제활동이 불가한 자격으로 체류하면서 자격 외 활동허가 없이 임대업을 영위하는 위반 행위는 57건, 실제 거래대금 지급과 취득세 납부 등은 본인이 하면서 거래계약을 타인 명의로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하는 명의신탁 위반은 8건이 단속됐다.
특수관계인(부모, 법인 등)이 부동산 거래대금을 매수인(자녀, 법인 대표 등)에게 대여하면서 차용증이 없거나 적정 이자 지급이 불투명한 편법증여 30건, 개인사업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기업 운전자금 용도로 대출을 받은 후 실제로는 주택 등 부동산을 매수한 대출용도 외 유용도 5건이 적발됐다.
위법의심행위를 저지른 외국인을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314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55.4%)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미국인(104건, 18.3%), 캐나다인(35건, 6.2%)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지역에서 위법의심행위가 185건(32.6%)으로 가장 많이 적발됐으며, 서울 171건(30.2%), 인천 65건(11.5%) 순으로 수도권에서 적발된 위법의심행위가 421건으로 전체의 74.2%를 차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외국인의 토지 대량매입, 지분 쪼개기, 이상 고・저가 매수 등 투기성 토지거래 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등 비주택 거래에서도 이상동향이 포착될 경우 기획조사를 확대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