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국민대표 발효유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있는 우유’, ‘가나초코우유’ 등의 히트 상품을 냈던 범(汎)롯데가 유제품 기업인 푸르밀이 오는 11월 30일 사업을 종료한다며 직원을 모두 해고한다는 통지를 보내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전날 전직원 370명에게 사업 종료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보냈다.
푸르밀은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고 적자가 누적됐으나, 이런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영업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사장 명의 메일에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실제로 푸르밀의 영업 손실액은 2020년 113억원에서 지난해 124억원으로 커졌다.
갑작스럽게 사업 종료 통보를 받은 푸르밀 노조는 “모든 적자 원인이 오너 경영 무능함에서 비롯됐지만 전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푸르밀은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4월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을 100% 인수하며 그룹에서 분사했다.
2009년 남우식 대표이사를 필두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으며 이후 전문 유가공기업으로 자리 매김하며 한때 연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오너 경영 체제로 회귀해 신준호 회장과 그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공동 취임하면서 실적이 뒷걸음질쳤으며 지난해부터는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적자가 늘어난 푸르밀은 지난 5월 LG생활건강과의 인수합병(M&A)을 추진했지만 브랜드 가치에 대한 입장 차이가 커 최종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