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수입·수출 제품 가격이 석 달 만에 상승했다.
특히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5%대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9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는 154.38로 8월(149.38)보다 3.3%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4.1% 급등한 것으로 지난해 3월부터 19개월 연속 상승세다.
품목별로는 8월과 비교해 원재료 중 원유를 포함한 광산품(3.3%), 중간재 중 컴퓨터·전자·광학기기(5.4%)의 상승폭이 컸다.
세부 품목에서는 천연가스(13.7%), 가방(10.2%), 시스템반도체(8.7%) 등이 많이 올랐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물가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391.59원으로 전월 대비 5.5% 올랐다. 실제로 환율 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기준 수입 물가는 전월보다 1.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물가가 통상 1~3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수출물가지수는 131.74로 전월대비 3.2% 올랐다. 이 역시 3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앞서 수출물가는 7월(-2.5%), 8월(-1.3%) 2개월 연속 떨어진 바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5.2%로 20개월 연속 올랐다.
환율 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 물가는 전월보다 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화학제품(3.9%), 컴퓨터·전자·광학기기(3.4%)가 수출 물가를 끌어올렸다.
세부 품목에서는 휘발유가 6.9% 내렸으나, 엔지니어링플라스틱수지가 10.7% 올랐다. 시스템반도체(5.5%)와 디램(2.6%)도 원화 기준으로는 상승했다.
서 팀장은 "계약 통화 기준으로는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으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화 기준으로는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