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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20) 백세 장수시대 '노년불안' 해소책 나와야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20) 백세 장수시대 '노년불안' 해소책 나와야
  • 윤영호
  • 승인 2022.10.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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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행복을 막는 4가지 대표적인 장애물은 질병과 빈곤과 외로움(격리감)과 죽음에 대한 불안함...불안정한 세계관이 만연한 상태에서 다양한 형태로 미혹하는 사이비 주술형태의 신앙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교육과정에도, 입법에도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사회 인문과학을 충분히 녹여내야

지난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의 사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정에 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이사장 정종석)과 공동으로 새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부문 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금융소비자연맹,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윤영호 칼럼] 바야흐로 고령화시대가 성큼 다가와 현실이 되었다. 따라서 무시할 수 없는 유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년의 문제가 민선시대에 당연한 국정 정책이슈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평균수명60세 때는 사업이 인생이고 자리(직책)가 성공이었고, 성공이 삶의 가치였다. 그래서 명함이 존재였고 능력이고 삶의 가치였다. 한마디로 말해, 그 시절에는 사업과 성공으로써 삶의 가치를 삼았던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60세정년 혹은 50세정년 이후에도 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작금의 장수시대에는 사업과 자리가 더 이상 행복 기준의 필요충분 조건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은 노년생활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4가지 고통(4苦) 전부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방편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노년의 행복을 막는 4가지 대표적인 장애물은 질병과 빈곤과 외로움(격리감)과 죽음에 대한 불안함이다.

더 이상 사업성공실적으로 만족한 삶이 되지 못한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성공했던 소수가 젊은 시절 성공기억이나 성공총량을 헤아리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위로를 삼을 뿐이다.

그렇다면, 고령화시대에 불안한 노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질병과 빈곤의 문제는 정부의 가시적인 정책으로 어느정도 해결된다 하지만, 외로움과 불안의 문제는 역부족이다. 그것에는 당연히 현실에 대해 자족(自足)하는 마음과 필연적으로 맞이할 죽음에 대해 의연할 수 있는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있어야 한다. 스스로 만족함을 체감하고 느낄 수 있어야 노년이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물리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제다.

길어진 노년생활과 당면한 죽음의 문제...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에서 조차 인문심리 강연이 열풍

그것은 한마디로, 현상(물질)에서만 의미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본질(정신)에서 의미를 느낄 때만이 자족할 수 있다. 이상과 현실사이의 괴리가 불안과 불만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기에 이상(Idea)의 문제도 이제는 그 해석에 있어서 행복의 상수가 아니라 변수로 작용해야 하는 것이다.

플라톤이 이원론(Idea와 Copia)을 세상에 제시한 이후, 우리는 파도(현실)은 땅에, 바다(본향)은 하늘에 있는 것으로 전제하였기에 이상과 현실은 도저히 합일될 수 없는 그저 소망의 영역으로만 자리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인간 자체가 스스로 위축되고 무력한 우주고아처럼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불안정한 세계관이 만연한 상태에서 다양한 형태로 미혹하는 사이비 주술형태의 신앙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진화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길어진 노년생활과 당하는 죽음을 의연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현실생활에서 강하게 인도해주는 모습은 쉽게 발견할 수 없다.

신심이 깊은 종교인들 조차도 생사를 알 수 없는 수술대에 들어가기 전, 불안해하는 통계수치가 그를 방증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프래그마티즘(실용주의)라는 미명 아래, 돈 되는 학문만을 중시했다. 인간을 인간 되게 만들어줬던 역사과목과 인문과목을 도외시하는 커리큘럼을 의무교육과정에서 운영해 왔다. 필수 수험과목에서 밀려나 있었다는 이야기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금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에서 조차 인문심리 강연이 열풍을 띄고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이 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간접비용을 줄여주고 생산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것의 힘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물질 만으로 인간의 행복을 담보할 수 없는 현실인식에서 비롯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제 굳이 양자역학을 들먹이지 않는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 영역이 보이는 영역에 지대하게 영향을 미치는 현실적 작용을 간과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작은 장사꾼은 돈 버는 테크닉에 집중하지만, 인류사회에 공헌하고 있는 대기업은 철학이 있어야 한다. 지향하는 선한 목적이 이끄는 기업은, 목적이 이끄는 인생처럼 그 가치가 기업을 이끌고 세상을 선도하고 인류의 행복을 구현한다. 날로 확장되는 제3의 인공지능(AI)세상에서는 더더욱 인간 본연의 성정이 간과되어서는 안된다.

사실(fact)이면에 있는 진실(truth)...과민증 장애서 벗어나 소신껏 일하는 세상을 꿈꿀 수 있어야

국회에서 정부를 평가할 때는 보이는 수치를 근거로 하지만, 그 수치 이면에서 작용하고 있는 심리나 역학관계는 말 할 수 없다. 그러나 대다수 백성들이 느끼는 안정감과 행복감은 쉽게 선동 당하지 않는 표심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몇일 전, 싫던 좋던 우리 사회의 정신적 리더로 활약했던 김동길 교수가 이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가 했던 어록과 정신은 죽지 않았다. 우리의 정신세계에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이야기다. 산업화와 민주화로 가는 격정기에 어떤 형태로든 국민정서에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이면에 다양한 변수가 숨어있는 수치에만 획일적 해석을 붙여 평가하는 시대는 점차 수명을 다할 것이다. 점차 영악해지는 국민의 요구수준과 다양한 변수를 읽어내는 통찰수준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과정에도, 입법에도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사회 인문과학을 충분히 녹여내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 태어남과 죽음의 문제가 가변적인 물질문제에 함몰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래야 외눈박이가 되지 않는다. 그래야 사실(fact)이면에 있는 진실(truth)이 가려지지 않는다. 그래야 꼬투리만 잡히지 않으려는 과민증 장애에서 벗어나 소신껏 일하는 세상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물질의 한계와 생사를 넘나드는 호연지기 기상을 담은 어느 현인의 계송 시를 정치인과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음미하면서 이 시대에 일그러지고 옹졸해진 우리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天今 地席 山爲枕 , 月燭 雲屛 海作樽

大醉 居然 仍起舞 , 却嫌 長袖 掛崑崙

하늘을 이불삼고 땅을 자리삼고 산을 베개 삼으니

달빛은 촛불되고 구름은 병풍이며 바닷물은 술잔이라

크게 취하고 일어나 한바탕 신명 나게 춤추고 나니

긴 소매 옷자락이 곤륜산자락에 걸릴까 저어하노라

(하여, 세상이 이해할 수 있을 만큼만 춤추며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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