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오는 12일 한국은행의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금융부채를 진 38만여 가구는 유사시 집을 비롯한 보유 자산을 다 팔아도 대출을 완전히 갚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국은행이 제출한 가계부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말 기준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모두 38만1000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3.2%를 차지했다고 10일 밝혔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고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초과한 이들 '고위험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6.2%인 69조4000억원에 달했다.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대출자를 말하는 '취약 차주'의 비중은 올해 2분기 말 현재 6.3%로 집계됐다.
최근 취약차주 비중이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소득 여건 악화, 신용도 변화 등 재무 건전성 저하뿐 아니라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도 반영된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향후 국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 빠르게 불어날 전망이다.
한은 분석 결과, 기준금리가 0.50%p 오르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6조5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증가분 6조5000억원 가운데 3000억원은 취약차주가 감당해야 한다.
10월과 11월 연속 빅 스텝으로 기준금리가 1.00%p가 높아질 경우, 이자 증가분은 13조원으로 취약차주의 이자 증가 폭은 7000억원으로 커진다.
기준금리가 0.50%p 오를 경우 소득 계층별 이자 증가액은 ▲ 저소득층(하위 30%) 7000억원 ▲ 중소득층(30∼70%) 1조7000억원 ▲ 고소득층(상위 30%) 4조1000억원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빅스텝으로 전체 대출자의 연간 이자는 평균 32만7000원 증가해 취약차주는 25만9000원, 비취약차주는 33만2000원씩 더 내야 한다.
1.00%포인트 뛰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 추가 부담액은 65만5000원, 취약차주의 경우 51만8000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한은은 민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물가상승 압력과 그에 따른 금리 상승은 대출자의 채무 상환 능력에 부담을 주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강준현 의원도 "최근 지속적 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받은 가계의 이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특히 취약 차주, 저소득 가계의 이자 부담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