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액 수백억 불과하지만 초과담보 대출이나 과도 신용대출 따지면 부실 규모 늘어날 듯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금융감독원이 26조5000억원에 달하는 태양광 관련 대출 및 사모펀드에서 일부 부실을 확인, 금융권에 대한 추가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모든 금융권을 대상으로 태양광 대출 및 사모펀드 현황을 점검한 결과 일부 부실을 확인하고 그 세부사항을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금감원은 은행과 증권사뿐만 아니라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모든 금융권을 대상으로 태양광 관련 대출, 사모펀드 등 관련 신용 공여를 모두 점검해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를 파악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에 제출된 자료를 보니 태양광 대출 등에서 일부 부실이 있으나 그 규모가 크지는 않다"면서 "초과 담보대출은 단편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워 좀 더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전날 금융권 태양광 대출 실태와 관련해 업권별 자료를 취합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현황 파악이 우선이고 그 이후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대출과 관련된 신용 공여는 정부 재정 12조1000억원, 금융공공기관 5조7000억원, 은행 5조6000억원, 펀드 3조1000억원 등 총 26조5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권 태양광 대출 5조6088억원 가운데 담보 초과 대출 건수는 1만2498건, 금액은 1조4953억원으로 파악됐다.
국내 10대 자산운용사가 보유한 태양광 사모펀드 50개(설정액 3조1387억원) 가운데에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손자회사인 이지스리얼에셋은 500억원의 손실 위기에 처해 있다.
금융공공기관 자금은 5조7000억원에 달했는데 KDB인프라자산운용이 펀드 3조4680억원 설정에 투자 2조347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한국성장금융 펀드 1조7598억원 설정에 투자 1901억원으로 많았고, 이어 신용보증기금은 1조5512억원, KDB산업은행이 대출 3914억원, 중소기업은행이 대출 662억원을 각각 대출해줬다.
태양광 대출 관련 은행의 연체율은 0%대이므로 연체액은 수백억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초과 담보 대출이나 과도한 신용 대출 등을 문제 삼아 조사 및 검사를 확대할 경우 부실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지난달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12곳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한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운영실태 표본 점검을 벌인 결과, 위법·부당사례 2267건(2616억원 규모)을 적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