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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보의 과도한 신종자본증권 의존, 장기적으로 큰 부담
한화손보의 과도한 신종자본증권 의존, 장기적으로 큰 부담
  • 임동욱 기자
  • 승인 2022.09.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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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평 지적. 자본성증권은 후순위 변제순위에 고금리 부담 커...금리상승 등으로 지급여력 급락하자 부랴부랴 자본성증권 계속 발행...2018년 이후 누적발행액 1.1조원 넘어. 최근엔 고금리에도 인기 '시들'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적정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권 같은 보완자본 또는 자본성 증권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고, 이것이 회사의 수익성에 장기적으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28일 자본성증권은 변제순위가 상대적으로 뒤로 밀리고, 내재된 리스크 요인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금리(배당)을 감내해야 해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보완자본 의존도는 장기적으로 수익성에 부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화손보는 지난 20186400억원의 자본성 증권을 발행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시장금리 급등으로 지급여력지표인 RBC비율이 하락하자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와 1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추가 발행했다. 29일 발행되는 8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까지 감안하면 올들어서만 모두 4850억원의 보완자본을 또 발행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 6일 기준 한화손보의 미상환 자본성 증권 발행현황
▲지난 6일 기준 한화손보의 미상환 자본성 증권 발행현황

이같은 신종자본증권 등은 금리부담이 높은 대신 만기가 길거나 사실상 없어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보완자본 또는 자본성 증권으로 불린다. 한화손보는 RBC비율을 높이기위해 2719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배정 대상은 한화손보의 최대주주인 한화생명으로, 한화생명은 1900억원 전액을 떠안았다.

한화손보가 이처럼 자본성 증권 발행과 유상증자 등을 서두르는 이유는 시장금리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보유채권에서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 자본적정성 지표가 다른 손보사들에 비해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기준 RBC비율은 135.9%, 작년말 대비 41% 포인트나 하락하며, 금융당국의 유지 권고선인 150% 밑으로 떨어졌다. 100% 밑으로 떨어지면 당국의 시정권고 대상이 된다. 이번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한화손보의 이 비율은 다시 154.4% 선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금리인상과 경제상황 악화 등에 대비해 한화손보 뿐 아니라 다른 국내 은행과 보험회사들도 올들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인 신종자본증권은 발행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특히 안정적인 금융기관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기관투자자나 일반투자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한화손보의 RBC 비율 변화추이
▲한화손보의 RBC 비율 변화추이

한화손보도 희망 최고금리가 무려 6.5%에 달하는 8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하고, 최근 수요예측(기관투자자 대상 사전청약)을 실시했다. 하지만 대규모 미매각사태가 발생,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최고 상단금리가 6.5%에 달하는데도 10억 원, 1건의 주문이 들어오며 경쟁률은 0.011에 그쳤다. 미매각규모는 총물량의 98%840억 원에 달했다. 한화손보에 앞서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실시한 제주은행의 경쟁률 0.221보다도 경쟁률이 낮았다.

한화손보와 같은 날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실시한 우리은행에 무려 3920억원의 투자자금이 몰린 것과도 너무 큰 대조를 보였다. 우리은행은 모집물량 2700억원 대비 1.45배의 초과 수요가 발생했다. 수요가 몰리자 우리은행은 최종 발행액을 3500억원까지 증액했다. 우리은행의 최종 발행금리는 한화손보보다 훨씬 낮은 각각 연 5.20% 5.45%였는데도 이렇게 수요가 몰린 것이다.

대규모 미매각 사태에도 한화손보는 계획대로 자본을 확충하기는 했다. 총액인수계약에 따라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미매각 영구채 모두를 인수해 주었기 때문이다. 두 증권사는 미매각물량을 자신들이 떠안든지, 아니면 일반투자자들에게 매각해 소화해야한다.

문제는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채권시장에서 파격적인 고금리를 제시했는데도 이렇게 자금조달에 사실상 실패한 것이어서 한화손보의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졌다는 점이다. 이번에 한화손보가 제시한 신종자본증권 공모 희망금리 밴드는 5.80~6.50%였다. 올해 국내에서 발행된 신종자본증권들중 사실상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였다.

▲한화생명의 주요 재무지표
▲한화생명의 주요 재무지표

IB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아무래도 은행들에 비해 신용도가 떨어진다지만 흥국화재,흥국생명, 농협생명, 푸본현대생명, 메리츠화재 등 다른 보험사들은 올해 비교적 무난하게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한화손보는 또 한화그룹 계열이어서 역시 무난하게 끝날줄 알았는데, 수요예측 결과가 이 정도 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당혹감을 표시했다.

더 문제는 금리 상승기조와 매도가능증권 평가절하 등으로 RBC비율이 앞으로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거의 유일한 물주이자 후원자인 한화생명도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점이다.

한화생명 RBC비율도 지난 6월말 기준 167.6%, 당국 권고치를 겨우 웃돌고 있다. 한화생명은 RBC 비율개선 등을 위해 지난 1일 이사회에서 75000만 달러(188억 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가 시장상황이 좋지않자 취소하기도 했다.

한화손보는 자체적으로 추가 자본확충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력한 추가방안은 사옥매각이다. 서울 여의도 사옥의 토지 및 건물 장부가액만 376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한편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금융지주와 은행 및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64000억원 이상으로, 이미 역대급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증시 침체속에서 비교적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금융회사 신종자본증권을 찾는 수요도 기관투자자, 일반투자자 할것없이 늘고 있다. 은행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금리도 이미 모두 5%선을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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