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한국은행이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추가적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성장 흐름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내년에도 국내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9월 들어 1410원대 턱밑까지 오른 상황이다. 지난 22일 장중 고가, 종가 기준 1413.4원, 1409.7원까지 올라 2009년 3월 20일(1417.0원, 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다.
소비자물가와 관련해 한은은 앞으로 6개월 이상 5~6%대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올해 연간으로는 5%대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집중호우·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최근 식품업계의 잇따른 가격 인상 등으로 식료품 가격에 대한 상방 압력이 낮지 않은 상황이다.
개인 서비스 물가도 상당 기간 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감에 따라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에 대한 상방 압력도 확대되고 있다.
한은은 국내 경기에 대해선 소비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성장 흐름이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등 주요국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럽 가스공급 차질, 중국경제 부진 지속 등으로 경기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의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으며 대외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투자 회복도 예상보다 더딘 모습이다.
전 세계 성장률은 지난해 6.1%에서 올해 3.2%, 내년 2.9%로 낮아질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총수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6.5%에서 올해 2분기 13.0%로 계속 줄고 있다. 최근 7월(8.7%), 8월(6.6%)은 한 자릿수를 나타냈다.
한은은 향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경기둔화 우려에도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화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정책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점도표를 공개하고 올해 말과 내년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각각 4.4%, 4.6%로 6월(3.4%, 3.8%)보다 크게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