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유통물량 줄여 주주가치 상승. 작년 발표보다 더 확대
작년말 보유 자사주 17.3%는 그대로 보유. 경영권분쟁 재발대비용인듯
[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금호석유화학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27일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약 6개월간 신탁계약을 통해 자사주 98만1532주를 매입했다. 매입에 들어간 돈은 약 1500억원이며, 이렇게 매입한 자사주를 다시 전량 소각처리하는 것이다. 소각 대상 자사주는 전체 보통주 발행주식 수의 3.2% 규모다.
소각되는 자사주 매입액 1500억원은 작년 금호석화 별도 당기순이익 9869억원의 15.2%에 달한다.
금호석화는 최대주주인 박찬구 회장 일가와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와의 경영권분쟁이 어느 정도 정리된 직후인 작년 앞으로 매년 별도 당기순이익의 5~10%를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에 사용한다는 내용의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번 자사주 소각액은 이 계획보다 5% 포인트 이상 웃도는 것이다. 금호석화는 작년말 연차배당도 보통주 주당 10000원으로 결정, 20년말의 4200원보다 2배 이상 늘렸다.
회사가 자기회사 주식(자사주)를 매입해 소각처리하면 그만큼 유통주식물량이 줄어 주식가치와 주가상승 여력이 높아져 주주들은 좋아하게 된다.
한편 금호석화의 작년말 기준 대주주 지분율을 보면 박찬구 회장 일가가 14.92%, 박철완 전 상무 일가가 10.22%로,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1년여전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박찬구 회장 일가가 계속 이긴 것은 50%가 넘는 소액주주 등의 지원도 있었지만 17.3%에 달하던 자사주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자사주는 경영권 분쟁 발생시 이사회 또는 경영권을 장악한 측에서 백기사 용도나 우호지분 등으로 활용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인지 이번에도 작년말까지 존재하던 자사주 17.3%는 그대로 두고, 올들어 새로 매입한 자사주들만 모두 소각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