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금리 인상과 경제 부진 여파로 주택 거래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의 빌라 매매 건수가 아파트 매매 건수를 21개월째 추월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빌라 매매는 이날까지 신고된 건수를 기준으로 각각 1882건, 243건이 등록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540건, 73건으로, 빌라 매매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했다.
통상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고 알려진 빌라의 매매 건수가 지난해 1월부터 아파트 매매 건수를 추월해 왔다.
규제가 집중되고 비싼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빌라에 매수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력, 올해부터 본격화된 경기 침체 우려 등이 겹치면서 아파트 매매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으로, 빌라 매매 또한 지난 4월(3897건) 이후 감소세지만 상대적으로 아파트보다는 나은 편이다.
이에 빌라가 전체 매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의 전체 주택 매매 4858건 가운데 다세대·연립주택 등 빌라가 3206건으로 전체의 66.0%를 차지하며 월별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서울 지역 주택 매매 가운데 빌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2월(62.8%)에 처음으로 60%를 돌파한 이후 올해 5월과 6월(각 58.4%)에는 50%대로 낮아졌을 뿐 줄곧 60%대를 유지해왔다.
반면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7월 21.2%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특히 지난 7월 강서구(83.4%), 양천구(81.3%), 강북구(80.3%)에서는 전체 주택 매매 10채 가운데 8채 이상이 빌라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서울시에서 빌라 매매가 상대적으로 많은 데는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사업 등 시의 재개발 정비사업 활성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 지역의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 등의 정비 사업 기대감이 높은 지역의 빌라는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