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발표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인상 폭이 최소 0.75%포인트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한꺼번에 1%p를 올릴 거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서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3% 올라 전문가 전망치 8.0%를 상회하면서 최근 유가 하락에 힘입어 물가상승률이 뚜렷하게 둔화할 수도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무너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준이 전체 상승률보다 더욱 주목하는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게 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의 지난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시작으로 연준 고위 인사들의 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쏟아진 직후에 나온 최악의 결과여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은 확정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은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9월 0.75%포인트 금리인상 확률을 86%로, 그보다 낮은 0.5%포인트 금리인상 확률을 14%로 각각 예상했으나, 8월 CPI 발표 후 0.5%포인트 가능성은 '제로'(0)가 됐고 전날까지 0에 가까웠던 1%포인트 금리인상 확률이 오후 3시50분 현재 32%로 치솟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오는 20∼21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올리는 것은 물론 향후 몇 달간 큰 폭의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전반적인 물가가 여전히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인건비 증가와 함께 소비자들에 대한 기업들의 비용 전가가 인플레이션을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KPMG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WSJ에 "수요가 완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는 점을 연준은 우려하고 있다"면서 " 이날 CPI 보고서는 악몽과 같고 1%P 인상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연준은 1990년대 초 기준금리를 통화정책 조정을 위한 주요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한 번도 한꺼번에 1%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한 적이 없다.
그러나 9월 FOMC를 넘어 연준이 이번 금리인상기에서 최종적으로 도달할 금리 수준에 대한 관측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다수의 연준 인사들이 현재 2.25∼2.5%의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4%에 가깝게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8월 CPI 발표 후 최종 금리가 4.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아네타 마코스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으로부터 최종 금리를 4%에서 4.5% 또는 그 이상의 수준을 향해 빠르게 바꿀 것이라는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