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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분발과 성공을 위한 제언
윤석열 정권의 분발과 성공을 위한 제언
  • 임정덕
  • 승인 2022.08.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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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덕 칼럼] 이 정권은 시대의 전환을 바라는 애국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에 의해 어렵게 탄생했다. 어느 정권이든 그 나름대로 소명의식과 역사적 책임과 시대적 사명을 띠고 출발하지만 정권 교체를 위해 전력을 다한 국민에게 윤석열 정권의 탄생은 더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출범 백일이 갓 지난 정권 초기에 갖는 기대와 전망이 썩 밝지만은 않다.

정권의 출발과 활동은 오페라나 연극의 제작 및 공연과 대비해 설명할 수 있다. 한 작품을 기획, 제작하고 무대에 올려 상당한 기간 성공적으로 공연한 뒤 폐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정권도 똑같다. 다만 오페라나 연극은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이고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성공하지 못하면 감독, 배우 등 관계자와 투자자의 실패와 파산으로 끝나고 말지만 정권은 나라 전체의 성패와 명운을 좌우하는 결과로 귀결되는 것이 결정적 차이점이다. 새로운 작품이나 정권의 성공 여부가 대부분 초기에 판가름나는 것은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공연의 성공을 위해서는 당연히 원작이 훌륭해야겠지만 시대와 여건에 맞게 각색하거나 편곡하고 기획과 연출을 빈틈없이 해내는 게 중요하다.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은 캐스팅이다. 공연에 가장 적절한 배우나 가수, 또는 감독과 스태프가 누구인지 알아보고 골라내는 안목과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여기서 원작은 자유민주주의나 시장경제 같은 이념적 지향점에 해당하고, 각본은 대통령과 여당을 아우르는 수권 세력 담당이다.

대통령 몫인 기획과 연출이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가장 적합한 출연자와 제작진을 고르고 필요하면 과감하게 교체하며 공연 내용과 진행, 무대 구성도 바꾸는 등의 과감한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주연 배우와 가수가 중요하나 때로는 조연이나 단역의 역할이 더 성공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공연의 성공 여부는 현장 안팎의 관객이 결정한다. 작품이 아무리 심오하고 훌륭한 내용이라도, 설사 훗날 역사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해도, 관객이 인정하고 직·간접적으로 호응하지 않으면 공연은 실패작으로 끝난다. 관객이 공감하며 공연장을 뜨지 않고 박수를 보내야 공연은 성공한다. 호감을 못 느낀 일부 관객은 야유하거나 고함치며 공연을 방해할 수도 있고, 언론이나 비평가들이 의도적으로 혹평과 폄하를 퍼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능한 제작자, 특히 좋은 연출가는 의도적 비판도 무시하지 않아야 성공한다. 연출가의 뛰어난 안목과 감각과 통찰력은 출연진과 제작진의 부족하고 미흡한 부분을 덮는 역할도 한다.

정권이 연출하는 공연은 몇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임기 내내 계속되므로 출연자나 제작진과 무대장치 등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경우에 따라서는 작품의 구성이나 시나리오 자체까지도 일부 또는 전면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뜻밖의 설정이나 무대 전환 같은 국면의 변화가 관객의 신선한 반응을 끌어낼 수도 있다. 성공적인 공연은 의상이나 무대장식 같은 세부 요인 하나하나에도 좌우되곤 한다.

말 한마디 안 하는 무용단이나 무대 구석에 놓인 소품까지도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제공하고 의외의 호감을 줄 수 있다. 말하자면 정치는 종합 예술의 결정판인 오페라보다도 훨씬 더 심오하고 어려운 종합 예술인 셈이다. 정치든 오페라든 궁극적 성공은 뛰어난 기획과 연출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도 상상력과 장기적 안목에 바탕을 둔 연출가의 예지력과 관객과의 공감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

중요한 다른 하나는 제작진이나 출연진의 역할이다. 지금 공연되는 작품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몰입하지 않고 차기작을 미리 바라보며 자기 몫들을 챙길 궁리나 한다면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는가. 관객은 성공한 공연의 후속작을 기다리고 응원하지 실패한 공연의 다음 작품에는 냉담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성공하지 못한 이유와 까닭은 수없이 많고 핑계도 얼마든지 댈 수 있다. 그러나 자기의 진심을 관객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원망하고 탓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뿐이다.

정권이든 공연이든 성공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우리가 기리고 존숭하는 이순신 장군의 애국심, 멸사봉공 정신, 충성심 등은 지금 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도 대대로 전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전투력이나 여건이 절대 불리했다는 이유로 모든 전투에서 이기지 못하고 여러 번 패배했더라도 단지 그 숭고한 인품 덕으로만 지금과 같은 평가와 존경을 받을 수 있겠는가. 이제 겨우 임기의 첫 5%를 지난 윤 대통령의 분발을 촉구하며 크든 작든 실패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과단성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기 바란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임정덕 ( jdlim@pusan.ac.kr )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효원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저 서

적극적 청렴-공기업 혁신의 필요조건, 2016
부산 경제 100년-진단 30년+ 미래 30년, 2014
한국의 신발산업, 산업연구원, 1993

K속도 한국 경쟁력의 뿌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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