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처음 공시된 가운데, 전북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6%포인트(P)를 넘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차이)가 크다는 것은 ‘이자장사’를 통해 많은 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다.
22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예대금리차 비교'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7월 가계예대금리차는 6.33%포인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낮은 부산은행(0.82%포인트)과 비교하면 7.72배 높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부문 평균 예대금리차는 1.37%p(포인트)였다. 이 중 가장 큰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1.62%p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작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1.04%p를 기록했다.
예대금리 차는 평균 대출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순수저축성예금 및 시장형 금융상품의 가중평균금리)를 뺀 값으로 산출한다.
신한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큰 이유는 가계대출금리가 4.57%로 높았기 때문이다. 저축성 수신금리는 2.95%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예대금리차 산출 시 상대적으로 서민지원 대출이 다수 포함됐는데 지난 7월 가계대출 비수기여서 고금리인 서민금융의 비중이 올라가서 전체 대출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며 "가계대출 안정화를 위해 고정금리대출 활성화한 점도 영향을 줬다"고 해명했다.
인터넷은행들 중에선 토스뱅크의 가계예대금리차가 5.60%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2.46%포인트, 2.33%포인트로 집계됐다.
토스뱅크의 가계대출금리는 6.60%인데 반해 저축성수신금리는 1.00%에 그치면서 금리 차이가 벌어졌다. 케이뱅크의 가계대출금리는 5.20%, 카카오뱅크는 4.46%다.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보다 예대금리 차가 높은 것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담보대출 없이 신용대출만 취급하면서 금리가 더 높게 집계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공시가 나오면 은행 간 예대금리차 순위가 매겨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면서 "소비자들은 단순히 평균 예대금리차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신용점수별 대출금리를 보고 은행이 과도하게 금리를 높게 책정한 것이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수신 금리 경쟁을 하다보면, 자금조달 비용이 늘면서 대출 금리가 올라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