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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무슨 일?...메리츠캐피탈의 '위험노출' 3400억, 업계 최다
대구에 무슨 일?...메리츠캐피탈의 '위험노출' 3400억, 업계 최다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8.0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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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 보고서 지적. 메리츠금융 계열사들 가장 많이 연루돼 부실 가속화 우려
대구 2개 주상복합건물 이미 부실 발생. 계속된 경매에도 유찰계속돼 피해 현실화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등도 다른 경쟁사들보다 부동산금융 너무 많아 단골 우려대상.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최근 캐피탈업계 부동산금융 점검 리포트에서 대구광역시 일대를 취약지역으로 파악했다. 대구가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부동산 분양경기가 침체되고 있고, 최근에는 브릿지론(본사업 시공전 주로 허가진행 과정에서 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도와주는 토지잔금대출이나 계약금대출 등의 연결금융)의 부실화까지 실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미분양 상황을 보면 작년 9월부터 금리인상기조 등의 영향으로 국내 전체 주택 미분양물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큰폭의 증가세는 보이지 않아 미분양주택 누적에 따른 시장침체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대구지역의 미분양 재고부담만은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대구는 20213월 말 미분양주택이 153호로 매우 적은 편이었으나, 20225월 말 6,816호로 크게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주택 내 대구 비중도 20년 말 1.5%에서 지금은 24.9%까지 확대됐다.

이런 미분양누적은 장래 분양이 예정되어 있는 브릿지론에 특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미 올 상반기중에 캐피탈사들이 대거 참여한 대구 지역 브릿지론 두 건에서 기한이익상실 사태가 발생했다.

대구 중구 동산동의 주상복합신축공사인 도원도원동산개발사업은 대구지역 미분양 증가와 공사비 증가 등으로 계획 대비 사업이 지연되는 가운데, 일부 대주(貸主)의 기한연장 거부로 브릿지론의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했다. 이에 공매(경매)를 통한 회수를 위해 8차 경매(712)까지 진행했으나 최저입찰가격이 2,412억원까지 내려갔는데도 계속 유찰 중이다.

이 공사의 브릿지여신 규모는 모두 2,600억원. 이중 캐피탈사들이 88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선순위에 3개 캐피탈이 380억원, 중순위에 3개 캐피탈 500억원씩이다. 계속 더 유찰돼 입찰가격이 떨어질수록 돈을 더 떼일 수 있다.

역시 대구 남구 대명동 지역 주상복합신축공사인 우노디앤씨의 브릿지여신도 본PF(프로젝트파이낸싱) 승인이 완료된 시점에서 시공사의 도급계약 미이행으로 사업이 지연돼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했다. 역시 공매를 통한 회수를 진행했으나 입찰 6차수(712)에서 공매중지를 선언한 상태다(최저입찰가격 850억원).

▲신용등급 A급이하 캐피탈업체들의 대구지역 부동산금융 투자실태
▲신용등급 A급이하 캐피탈업체들의 대구지역 부동산금융 투자실태

캐피탈사들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총 820억원, 선순위 3개사 650억원, 중순위 1개사 170억원이 각각 물려있다. 6차수 기준으로 중순위 투자자도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캐피탈들의 대구지역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약 100여개 사업장에 총 2.5조원 규모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캐피탈사 투자액이 500억원 이상인 사업장은 총 10, 합계 7,900억원이며, 300억원 이상인 사업장은 총 31, 15,800억원으로 한신평은 파악했다. 300억원 이상 사업장의 경우 평균 참여 업체수가 2.9개로, 거액여신에서 부실발생시 여러 캐피탈사들에 위험이 전이될 수 있는 구조다.

한신평은 개별 캐피탈사들로 보면 메리츠캐피탈의 대구지역 총 익스포저 규모가 3,400억원으로 가장 크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취급 부동산 사업장이 많지는 않지만, 2건의 대출액이 각각 980억원, 850억원으로 매우 크다.

이 밖에도 다른 캐피탈사들에 비해 거액 투자한 현장이 상당부분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신평은 사업장의 변제순위가 대부분 선순위이거나 메리츠금융 계열사들과 공동투자가 많은 점은 회수시 이점이 될 수 있으나, 신용집중위험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의 전체 자산중 부동산금융 비중은 A급이하 캐피탈업계 평균수준이다. PF와 부동산담보대출을 합친, 영업자산내 부동산금융비중은 40% 정도로, 업계 평균수준이다. 한자산이나 웰컴 오케이 한투캐피탈보다 낮다. 자기자본대비 부동산금융비중도 메리츠캐피탈은 200%, 업계평균 수준이다. 웰컴 한투 오케이 키움캐피탈 등보다 낮다.

그러나 문제는 자기자본 3%를 초과하는 거액의 부동산금융이 특히 대구지역에 많이 집중돼 있다는 점이라며 거액여신이 집중되면 일부 여신의 부실발생으로도 건전성 지표의 변동폭이 클 수 있다고 한신평은 지적했다.

금리 상승, 원자재 및 공사비 증가 등 비우호적인 환경 도래로 브릿지론, () PF(프로젝트파이낸싱, 착공후 공사비조달을 위한 금융) 등 각종 부동산금융의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메리츠증권 등 다른 메리츠금융 계열사들도 과다한 국내외 부동산금융 취급 때문에 그동안 신용평가회사들의 단골 우려 대상이었다.

한신평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우발부채, 대출채권, 부동산펀드 등을 포함한 부동산금융 익스포져는 지난 3월말기준 6조원을 넘어 모든 증권사들중 그 절대규모가 압도적으로 가장 많았다. 자기자본대비 부동산금융 익스포져 비중도 125%, 모든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사업단계 별로 볼 때 부동산금융중 특히 중/후순위 브릿지론은 부실화 발생시 전액 손실위험이 커 브릿지론의 리스크가 최근 높아지고 있다. 브릿지론 익스포져도 메리츠증권은 한투증권, 삼성증권에 이어 증권업계 3위권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한신평은 추정했다.

부동산PF 건전성분류대상자산중 요주의 및 고정이하금액이 가장 큰 증권사도 메리츠증권으로, 지난 3월말기준 2,500억원에 육박했다. 2, 3위 증권사들의 이 금액은 1천억원선에 그쳤다.

▲증권사들의 부동산금융관련 불건전 여신 비중
▲증권사들의 부동산금융관련 불건전 여신 

한신평은 메리츠증권의 경우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압도적으로 많긴 하지만 손실위험이 높은 모니터링 익스포저로만 따져 보았을 땐 아직 한투증권이나 하나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만큼 위험도가 높지 않다면서도 부동산금융에 천편일률적으로 매달리기 보다는 기업금융 및 모험자본공급 등 투자은행 본연의 모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작년에도 대형 증권사들중 부동산 등 국내외 대체투자의 부실위험이 높아 조금이라도 연체된 여신 등 부실성 여신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이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한편 메리츠금융의 또다른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말 기준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 가운데 부동산담보대출금이 5,192억원에 이른다. 또 비연결구조화기업에 대한 지분중 부동산금융 잔액도 모두 259,662억원이다.

이 부동산금융은 부동산프로젝트개발사업 추진 등을 위해 출자 또는 차입을 하거나 ABS(자산유동화증권) 등을 발행한 것으로, 이중 최대손실노출금액이 123,467억원 정도라고 메리츠화재 측은 평가했다.

주요 금융그룹들 가운데 유독 메리츠금융 계열사들이 이처럼 부동산금융을 많이 취급하는 것은 철저하게 실적 만을 따지고 고수익을 올리는 임직원들에게는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보상을 해주는 메리츠금융의 보상시스템과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캐피탈 임직원들은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위험부담 등 때문에 부동산금융 쪽을 쳐다보지도 않을 때부터 과감히 부동산금융시장에 올인해 왔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런 방식이 최근 몇년간의 집값 폭등과 부동산시장 호황 등과 맞물려 엄청난 호실적을 거두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고금리와 건자재값 폭등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꺾이기 시작하면서 이런 스타일의 투자와 경영방식은 이제 우려 속에서 단골로 지적대상이 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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