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작년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1∼2년 전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8일 은행권의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시장의 전망대로 연말 3.00% 수준까지 뛸 경우 2년 전 초저금리 환경에서 주거나 자산투자 등의 용도로 수억원을 대출한 사람 중에는 월 상환액이 약 2배로 불어나는 경우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지난 5일 기준 연 3.920~5.969%,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880~5.792%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돼 변동금리보다 높지만, 시장금리 상승으로 변동금리 상·하단 모두 고정금리를 넘어섰다.
저금리 시대에는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해도 이자 상환 부담이 크지 않았지만,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월 상환액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같은 날 신용대출 금리는 연 4.359∼6.220%, 전세자금대출은 연 3.870∼5.769%이다.
한 시중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8월5일 서울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59.99㎡(25평형)에 7억5000만원의 임대보증금을 내고 전세계약을 맺은 신용등급 3등급 차주 A씨의 월 이자 상환액은 최초 대출 당시 약 150만원에서 현재 232만6000원으로 55% 증가했다.
대출액은 총 6억원이었다. SGI서울보증이 보증하고 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금리에 연동되는 전세대출을 최대한도인 5억원, 금융채 6개월물에 연동되는 1년짜리(연장 가능) 신용대출을 1억원 받았다.
2년 만에 전세대출 금리는 연 2.93%에서 3.73%로, 신용대출 금리는 연 3.35%에서 4.75%로 각각 올랐다. 이에 전세대출 월 이자 상환액이 122만원에서 182만9000원으로, 신용대출 상환액이 월 27만9000원에서 49만7000원으로 각각 늘었다.
만약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0.75%포인트 오른 연 3.00%까지 인상되면 해당 차주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5.14%, 신용대출은 6.71%까지 높아져 월 이자상환액은 각각 214만1000원과 55만9000원 등 총 270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 납입이자(150만원)보다 80%가 증가한 규모다.
2년 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총 5억5600만원을 받아 서울 영등포구 당산삼성래미안 84.94㎡(33평형)를 매입한 B씨의 원리금 부담액은 월 210만7000원에서 현재 268만1006원으로 증가했다.
B씨는 30년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 방식으로 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금리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4억5600만원, 금융채 6개월물 연동 신용대출 1억원을 각각 받았다.
2년 만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61%에서 4.10%로, 신용대출은 3.35%에서 5.96%로 높아졌다.
연말 기준금리가 3.00%로 오르면 B씨의 원리금상환액은 내년 2월5일 기준으로 월 293만1000원(주택담보대출 원리금 237만2000원, 신용대출 이자 55만90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B씨는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로 받은 게 후회된다"며 "작년 말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무리해서 아파트를 샀는데,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신용대출 금리 수준으로 오르면 진짜 집을 팔아야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