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경제 어려워도 과거 1997년 외환위기와는 매우 달라"
이창용 "경제 어려워도 과거 1997년 외환위기와는 매우 달라"
  • 김나연 기자
  • 승인 2022.08.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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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세미나서 "원화 가치만 홀로 절하된 것은 아니다"...신제윤 "무리한 환율 방어 피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를 지속하며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경제가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에 경험했던 외환 위기와는 매우 다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3일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실이 주최한 '급등하는 미국금리와 점증하는 외환위기 대응방안' 세미나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내외 경제환경은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한층 복잡해져 긴장의 끈을 더욱 조여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달러-원 환율이 1,300원을 상회하고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됐지만, 1997년 외환위기와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외환시장 변동은 글로벌 리스크 요인의 영향을 받아 전 세계적으로 달러를 제외한 통화들이 절하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원화 가치만 홀로 절하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세 차례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사례를 보더라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대체로 순유입되는 등 우리 경제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외화유동성 상황도 양호하고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다만 자칫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빠져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Hope for the best, but prepare for the worst(최선을 기대하면서도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라)'라는 격언을 인용하며 한국 경제가 어려운 여건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기원하면서도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도 한국의 금융과 경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 기조연설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3고(高) 시대'를 맞아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신인도의 척도인 외환보유액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전 위원장은 "외국인들은 시장이 불안하면 외환보유액을 가장 중요한 국가 신인도로 본다"며 "투자한 돈을 혹시 떼이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은 그들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외환보유액의 마지노선을 2천억달러로 보고 그 이하로 발표되면 한국시장을 외면할 방침이었으나 이를 조금 상회해 겨우 위기를 넘긴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 전 위원장은 "환투기 세력이 있다면 한 번에 과감하게 외환보유액을 투입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인위적인 환율방어선을 정하고 외환보유액을 의미 없이 소진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영국 등 외환위기를 겪은 모든 나라들의 공통실책은 무리한 환율 방어였다"고 언급했다.

현재의 외환보유액은 4천억달러를 상회하고 있고 금융기관의 외화건전성도 매우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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