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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CSP제철소 매각...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야심'과 '참사'
브라질 CSP제철소 매각...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야심'과 '참사'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8.0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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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 투자해 지분 30% 보유한 브라질 CSP제철소.세계 1위업체에 매각 발표
2조9천억에 매각. 매각확정시 동국제강은 지분만큼 8,500억원 정도 확보할 듯
그간 현물출자 9,870억원에 지보수수료, 기회비용 등 감안시 최소 수천억 손실
브라질 CSP제철소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지분을 투자한 브라질 CSP제철소가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에 매각되는 것과 관련, 투자와 지급보증 등을 주도하고 운영과 마케팅까지 맡았던 동국제강이 상당한 투자손실을 입게 될 전망이다.

브라질 북동부에 있는 일관제철소 CSP는 연산 300만톤 생산능력을 보유한 일관제철소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브라질 발레가 50%,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각각 30% 20%씩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모두 54억달러를 투자, 2012년부터 공사에 들어갔고, 2016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발레는 철광석 원료 공급, 포스코는 제철소 가동에 필요한 기술 부문, 동국제강은 제철소 운영과 제품 마케팅을 각각 맡았다.

1일 외신들에 따르면 CSP를 인수하는 곳은 세계 최대 철강사 아르셀로미탈로, 지난 28CSP 주주들과 22억달러(29천억원)CSP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계약은 브라질 독점당국 승인 등을 거쳐 올 연말쯤 확정될 전망이다.

아디탈 미탈 아르셀로미탈 최고경영자(CEO)이번 인수로 북미 및 남미 시장에서 제품 판로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장기적으로 제품 생산을 더 늘리고, 열연·냉연강판 제품 공정도 추가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르셀로미탈은 2006년 세계 1위 철강업체인 미탈철강과 2위 업체인 아르셀로가 합병해 탄생한 업체로,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다.

CSP제철소는 일관제철소를 보유하고자 했던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다. 2001년 장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부터 10년 이상 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2016년 고로 화입(火入) 당시만 하더라도 향후 동국제강의 미래를 짊어질 사업으로도 불렸다.

브라질 제철소 CSP와 동국제강 경영실적 추이(연결기준 억원)

 

2016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1분기

CSP매출

2,193

12,754

18,626

16,248

14,027

25,680

 

CSP당기순이익

905

-5,780

-5,435

-4,801

-6,238

-6,528

 

CSP실적에서동국제강이 인식한 지분법손익

+271

-1,714

-1,640

-537

-1,278

+354

+1,222

동국제강 당기순이익

707

47

-3,044

-816

694

5,585

2,725

<금윰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발췌, 정리>

 

그러나 CSP는 운영 첫 해인 2016년에만 9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을 뿐 2017년 무려 5,780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4년 연속 계속 큰 적자를 냈다. 4년 누적 순손실만 22,254억원에 달했다.

지분 30%가 있는 동국제강도 덩달아 그만큼의 지분법 손실을 인식했다. 2011년이후 20년까지 동국제강이 인식한 지분법 순손실액만 7,460억원에 달했다. 지분법 손실은 동국제강 실적에 반영돼 동국제강을 2년 연속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CSP가 가동하자말자 큰 적자에 빠진 것은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한데다 영업도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었다. 세계최고의 품질이라는 브라질 철광석을 현지에서 매년 300만톤씩 슬래브(철강반제품)로 만들고, 그중 150만톤씩 동국제강이 국내로 들여와 후판으로 가공, 국내 조선소와 건설현장에 대량 공급하겠다는 장 회장의 야심이 얼마나 사전조사 부실에 무모한 것이었냐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세계 공급망 붕괴 등으로, 주력 제품인 슬래브 가격이 t300달러선에서 1000달러까지 갑자기 세 배 이상 치솟으면서 작년부터 큰 반전이 시작되었다. 20206,238억원 당기순익 적자에서 작년에는 6,528억 흑자로 돌아섰다. 올 들어서도 슬래브 가격은 1000달러선을 유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급 상황이 더 불안정해진 영향이 가세했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제철소 건설을 주도한 동국제강 입장에선 이제야 한숨 돌리는가 했는데, 갑자기 매각 소식이 들려오게 된 셈이다. 당초 동국제강과 포스코는 지분 매각에 반대했지만 지분 50%를 보유한 브라질 발레의 매각의지가 완강해 결국 양 사도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진다.

브라질 거시경제 환경이나 국제 슬래브 가격이 언제 또 불리하게 바뀔지 모르고, 영업환경이나 미래 사업성 등을 감안해볼 때 매각이 유리하다고 세 주주측이 모두 계산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에 따라 동국제강과 포스코는 보유 지분만큼 매각대금을 받을 전망이다. 지분대로라면 동국제강은 66,000만달러(8,500억원), 포스코는 44,000만달러(5,700억원)를 받게 된다. 동국제강이 투자한 초기 자본금 및 차입금 지급보증 등 투자금 총액은 16억달러(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 3월말 현재 동국제강이 CSP 차입금에 대해 제공하고 있는 지급보증잔액은 한화로 9,310억원이라고 동국제강 분기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차입금과 이 지급보증은 전체 매각대금 규모로 볼 때 아르셀로미탈 측이 떠안는 조건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급보증을 계속 동국제강이 부담해야하는 불리한 조건이라면 동국제강이 매각에 찬성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의 CSP 현금 출자액(억원)

2009

2011

2012

2013

2014

2016

2019

2020

2021

누적합계

49

1,699

1,988

1,918

1,140

1,319

530

940

287

9,870

<자료 동국제강 매년 사업보고서>

 

동국제강 사업보고서들을 보면 동국제강의 장부상 CSP 현금출자액은 200949억원, 20111,699억원, 121,988억원, 131,918억원, 141,140억원, 161,319억원, 19530억원, 20940억원, 21287억원 등이다. 모두 9,870억원에 달한다. 차입금 지급보증을 제외하면 현금출자는 이 정도라는 얘기다.

매각대금과 현금출자만 따진다면 1,370억원 정도 손실에 그친다. 하지만 동국제강은 지난 10여년간 현금출자 외에 차입금 지급보증수수료, CSP 운영 및 마케팅비용 등도 매년 부담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동국제강 사업보고서가 이 부담액을 정확히 공시하진 않았지만 지난 10여년간 동국제강의 현금출자와 이런 추가부담을 모두 합하면 1조원선을 훨씬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한 IB업계 관게자는 "이 투자금을 다른 곳에 투자했을때의 기회손익까지 감안한다면 동국제강의 실질적 누적투자손실은 수천억원대를 넘어 조단위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장세주 회장의 무모한 야심이 빚은 참사라 아니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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