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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이 우습나...은행들, 고정금리 '찔끔' 내리고 변동금리 더 올려
이복현이 우습나...은행들, 고정금리 '찔끔' 내리고 변동금리 더 올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6.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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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 시늉만 낸 금리인하...가계 대출의 약 80%인 변동금리는 모두 조금씩 더 올려

은행 주담대, 10명 중 8명 '변동형'…소비자들,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 ‘눈덩이’처럼 불어나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최근 금융감독원장이 대출 금리 인하를 여러 번 강조하자 일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한을 내리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따져보니 변동금리 대출은 오히려 더 올려 시늉만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KBS보도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금리를 지적했다. 그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운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의 금리 부담이 조금이라도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흘 뒤, 시장 금리에 간섭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은행의 공적 기능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다시 압박했다.

그러자 다음 날 우리은행은 최고 연 7%대였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를 6%대로 낮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 8등급 이내 고객에게 적용되던 조정(우대) 금리를 전 등급 고객에게 확대하면서 최고 금리가 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한과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로 주담대 고정금리를 조금씩 내리면서 금감원장의 발언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변동금리는 달랐다. 고정금리와 반대로 모두 조금씩 올렸다. 가계 대출의 약 80%가 변동금리인 상황이다.

결국 고정금리 인하로 생색만 내고 수요가 많은 변동금리는 올린 것이다. 우대 금리를 높여 대출 금리를 낮췄다고 홍보하는 은행들도 마찬가집다.

우대금리는 거래 실적 등이 좋은 일부만 혜택을 볼 수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착시 효과를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며 "우대 금리를 확대 적용해서 금리를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가산 금리를 낮춰야지만 전체적으로 다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장은 또 소비자의 금리인하 요구권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라며 요구다. 하지만 이 비율은 해마다 줄고 있어 은행들이 개선에 나설지는 아직 의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변동금리 비중 77.3%, 8년 1개월來 최고…7월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0.5%p 인상하면 이자 또 올라

한편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이 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날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7.3%으로 집계됐다. 2014년 3월 이후 8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가계대출을 받은 차주 10명 중 8명이 변동금리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문제는 1800조에 육박한 가계대출이 금리 인상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되면, 이자 부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2조7000억원 수준이다.

최악의 위기 물가로 한은이 내달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까지 검토하는 상황이서 8월, 10월, 11월까지도 추가 금리인상이 유력하다. 단순 계산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1%p 오르면 우라나라의 가계 이자 부담은 12조5000억원이 증가한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 각 0.25%p씩 현재까지 5번을 올렸다. 이미 15조1250억원의 이자를 추가로 더 내고 있는 셈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 21일 빅스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빅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게 아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 채권이 많아 가계 이자부담 등을 종합 고려해 금통위원들과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대출차주들의 이자부담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는 발언이다.

그럼에도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더 인기가 많은 이유는 금리 시작이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1%p 이상 낮기 때문이다. 

당장의 이자도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미래를 보고 1%p 이상이나 비싼 고정금리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은행권의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6%를 훌쩍 넘긴 상황에서 당장 1%p 비싼 금리를 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금리가 앞으로 오를일만 남았기 때문에 차주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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