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2001년 닷컴버블·2008년 금융위기 수준..."원화 약세 요인 여전…1320원까지 오를 수도"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23일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넘어섰다.
이날 오전 9시19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1원 오른 1,300.4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전장보다 1.7원 오른 1,299.0원에 출발한지 약 10분 뒤에 1,30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7월 14일(고가 기준 1,303.0원) 이후 12년 1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후 1,300.8원까지 오르며 전날(장중 기준 1,297.9원)에 이어 이틀 연속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같은 시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5.72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951.06원)에서 4.66원 올랐다. 앞서 2001년 닷컴버블과 카드사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환율은 1300원을 넘었다. 1300원대가 경제위기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이유다.
한편 최근 환율은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속도로 확산된 영향을 받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긴축 정상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채권 금리가 급락(채권가격 상승)하는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 가치가 상승했다.
간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4.3bp(1b=0.01%) 내린 3.0538%, 10년물은 12.3bp 내린 3.1524%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0.03% 오른 104.015를 기록하고 있다.
미 연준의 추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75bp 인상 확률은 95.7%로 집계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화 약세를 야기한 요인이 결국 유가에 따른 수입 증가와 미국발 긴축인데 좋아질 만한 상황이 아닌 만큼 132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통화당국의 개입으로 추가 환율 상승은 제한될 수도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1일 "환율이 다른 국가 화폐와 같이 움직이는지 보고 우리나라 쏠림 현상이 일어나면 개입할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