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학계 거목' 조순 전 부총리 별세…향년 94세
'한국 경제학계 거목' 조순 전 부총리 별세…향년 94세
  • 정윤승 기자
  • 승인 2022.06.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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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공개념 도입...'경제학원론' 집필…노태우, 부총리 발탁
노태우 정권 한은총재, 민주당 서울시장, 한나라당 총재 지내
조순 전 경제부총리

[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한국 경제학의 거목인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가 23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의료계에 따르면 조 전 부총리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치료를 받던 중 타계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 오전이고 장지는 강릉 선영이다.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와 6·25 당시 육군 통역 장교와 육군사관학교 교관 등으로 군에 복무하다가 종전 후 도미, 버클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68년 귀국해 서울대 교수로 강단에 섰다.

안정과 균형성장을 강조한 고인의 학풍을 따르는 제자그룹은 '조순학파'로 불리며 한국 경제학계의 '빅3'로 불렸다. 정운찬 전 총리, 좌승희 박정희기념재단 이사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조순학파 출신이다.

◇'한국의 케인즈'…경제부총리·한은 총재 지내며 안정·긴축 정책 추진

전두환 전 대통령은 육사 영어교관 시기 인연을 맺은 고인에게 부총리 자리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으나 끝내 고사했다. 그러나 선거로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제안은 받아들여 1988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취임했다.

경제부총리로 약 1년3개월 동안 재직하며 긴축정책을 추진하고 이익환수제·토지초과이득세 등 토지공개념을 도입을 주도하기도 했다.

경제부총리 자리에서 물러난 뒤 한국은행 총재를 지내는 동안에도 고인은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금융정책을 폈고, 중앙은행 독립 문제를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다 끝내 사표를 냈다.

1993년에는 당시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를 계기로 정계에 진출했다. 이후 민주당에 입당해 두번째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안정적인 행정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은 통합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권에도 도전했지만, 결국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단일화하며 대선을 완주하지는 못했다. 이후 합당 과정에서 직접 이름을 지은 한나라당에서 총재를 지냈다.

동시대를 살았던 정치인들, 그에게 '신선', '산신령'이라는 표현 자주 써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정치인들은 '신선', '산신령'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는 "인자한 미소가 떠나지 않던 분이다. 당시 후배 정치인들은 '신선 같은 분'이라고 불렀다"라며 "항상 분열보다는 유연한 자세로 더 큰 목적을 이뤄나가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배우고자 했다"고 말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서울대 재학 시절 스승과 제자로 만났던 기억도 함께 더듬었다. 정 전 대표는 "고인은 부총리, 총재보다는 내게 '선생님'으로 더 크게 남아있다"며 "산신령이라는 별명도 서울대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워낙 인품이 원만한데다가 정책적으로도 지식이 풍부한 분이다 보니까, 국회 입성 후 여야를 달리해 만나도 사실 마땅히 문제를 지적하기가 어려웠다"며 웃었다.

지난 1974년 발간한 ‘경제학원론’은 그의 명저. 서울대 경제학과 학생들 만이 아니라 모든 모든 대학생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제학원론 교과서였다.

유족은 장남 조기송 전 강원랜드 대표 등이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으며, 25일 발인 후 선영인 강릉 구정면 학산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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