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순차입금 2.4조원까지 확대. 올1분기 영업이익 큰폭 감소
최대주주 한앤컴퍼니가 작년부터 추진하던 매각작업도 더 난항 예상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13일 국내 자동차 공조업계 1위 기업 한온시스템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단계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신용등급 하향조정의 사유로, 한신평은 한온시스템이 투자 및 M&A 자금소요로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전방 완성차 생산차질, 고정비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된데다 단기간내 유의미한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도 어려울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및 M&A 자금소요와 관련, 2019년3월 E&FP사업 인수에 약 1조3천억원이 소요되었고, 이후 해외 생산설비 확장, 친환경차용 부품 개발 및 고도화 등으로 연평균 CAPEX(설비투자)가 6천억원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연 2천억원 가량의 배당금 지급 부담도 지속되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2021년 이후 반도체 부족에 따른 전방 완성차 생산차질과 원재료 및 운송비 증가, 운전자금 부담 등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2022년 3월 말 연결 순차입금은 2.4조원까지 늘어났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한신평은 또 2021년 연간 영업이익(3,258억원)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부진했던 2020년과 유사한 수준에 그쳤고, 2022년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수익성 저하폭이 커졌다고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차질로 분기별 가동률이 하락 추세를 보였고, 2021년 하반기 이후에는 공급망 경색에 따른 운송비 증가, 수급불균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주요 원재료비(알루미늄 등) 급등이 더해지며 분기별 실적 저하 폭이 확대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친환경차용 부품 생산을 위한 설비확장, 신제품 개발 및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비 등으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것도 수익성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점진적인 생산량 회복, 동사의 풍부한 수주잔고와 친환경차용 부품의 성장잠재력 등은 중장기적인 수익성 회복에 있어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상품교역량 및 물동량 증가,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원재료 가격이나 선복 운임이 단기간 내 정상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판매단가 인상을 통해 완성차 업체로 원재료비 상승 부담을 충분히 전가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엣 한라공조 후신인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라디에이터, 히터, 에어콘 등의 자동차용 공조기기와 열관리 솔루션업계 글로벌 2위 업체다. 수소차 국가핵심기술도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2014년 국내 유수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지분 50.5%를 2조8,400억원에 인수, 지금도 최대주주다. 한앤컴퍼니는 작년부터 한온시스템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한온시스템 주거래처인 현대차와의 거래관계 축소 및 정부의 M&A 승인과 매각가격 차이 등의 문제로, 매각은 지지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다 이번에 신용평가등급까지 강등되는 바람에 매각은 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7조3,514억원, 영업이익은 3,257억원, 당기순이익은 3,107억원이었다. 올 1분기에는 매출 1조9,801억원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이 각각 304억원 및 222억원으로, 이익규모가 더 축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