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금리인상에 일부 플랫폼 인출중단 사태로 투매 가속화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전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 1조달러(약 1288조원)가 1년 5개월 만에 붕괴됐다.
13일(현지시간) 오전 현재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9260억달러(약 1192조원)로 집계돼 2021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조달러선을 하회했다고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14일 보도했다.
작년 11월 2조9680억달러(3823조원)로 정점을 찍은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7개월 만에 2조달러 이상이 증발한 것이다.
최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이날 14% 이상 하락해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만4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작년 11월 사상 최고가(6만7802달러)에서는 63%나 빠진 것이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큰 이더리움도 이날 15% 이상 하락하면서 1개당 1200달러대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사이에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미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한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을 앞다퉈 처분하면서 투매 현상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가상화폐 급락세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지난달 초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USD와 자매 코인 루나의 붕괴 사태,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어스의 인출 중단 등 내부 요인의 영향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상화폐를 자사 플랫폼에 맡기면 기관투자자 등에 이를 대출해 18%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광고해온 셀시어스는 전날 "극단적인 시장 여건 때문에" 가상화폐 인출과 이체 등을 전면 중단한다고 공지하며 이날 자체 코인인 셀(CEL) 가격의 50% 이상 폭락을 이끌어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도 이날 기술적 이유를 들어 비트코인 인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겹악재에 가상화폐 시장의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왔다.
블록체인 기술업체 '체인업'의 제프 메이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위험하고 현금화하기 쉬운 가상화폐들이 매도 우위 시장에서 가장 먼저 팔릴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가상화폐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야르 부사장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직전 하락장 때 80% 폭락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앞으로 한두 달은 비트코인 가격이 훨씬 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