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증권업계 빅5 또는 '빅10'의 자기자본기준 내부서열이 올해 안에 뒤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연결기준 자기자본이 가장 큰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10조3,982억원)이며, 다음은 한국투자증권(7조393억원), NH투자증권(6조9,785억원), 삼성증권(5조8,877억원), KB증권(5조5,903억원) 순이다.
현재 초대형 IB(투자은행)이기도 한 이들 빅5외 6~10위는 메리츠증권(5조3,984억원), 하나금융투자(5조3,488억원), 신한금융투자(5조163억원), 키움증권(4조3,500억원), 대신증권(2조6,029억원) 순이다.
이중 관심을 끄는 것은 빅 10 중 2, 3위간 및 4~8위간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는 점이다.
한투증권의 자기자본(자본총계)은 20년말 5조8,137억원에서 21년말 7조1,478억원, 22년3월말 7조393억원이고, NH증권은 같은 기간 5조8,028억원 6조8,233억원 6조9,785억원이다.
빅5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자본총계) 추이(연결기준 억원)
|
22년3월말 |
21년말 |
20년말 |
19년말 |
18년말 |
미래에셋증권 |
103,982 |
106,099 |
93,462 |
91,936 |
83,523 |
한국투자증권 |
70,393 |
71,478 |
58,137 |
54,335 |
44,537 |
NH투자증권 |
69,785 |
68,233 |
58,028 |
53,920 |
50,538 |
삼성증권 |
58,877 |
60,809 |
53,170 |
49,492 |
46,621 |
KB증권 |
55,903 |
54,355 |
49,980 |
46,203 |
43,770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양사간 격차는 20년말 109억원까지 줄었다가 작년말 3,245억원으로 확대되더니 지난 3월말에는 608억원으로 다시 급격히 좁혀졌다. 이익잉여금 잔액은 한투나 NH 모두 올들어 같이 소폭 감소했는데도 자기자본 격차가 좁혀진 것은 NH는 자본금, 기타불입자본, 기타자본구성요소 등이 올들어서도 계속 증가한 반면 한투증권은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에 변화가 없고, 기타포괄손익누계액만 소폭 늘었기 때문이다.
2018년말까지만 해도 자기자본규모 증권업계 서열은 미래에셋(8조3,523억)-NH(5조538억원)-삼성(4조6,621억원)-한투(4조4,537억원)-KB(4조3,770억원) 순이었으나 2019년 한투증권이 대규모 자본확충을 하면서 순위가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NH의 맹추격으로 3년만에 순위가 다시 뒤바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4~8위간에도 자기자본 격차가 크게 줄었다. 4~8위는 모두 자기자본 5조원대(22년3월말기준)로, 4위 삼성증권과 8위 신한금융투자간의 격차는 8,714억원이다. 특히 초대형 IB인데도 발행어음 업무를 아직 인가받지 못한 삼성증권이 주춤하는 사이에 KB, 메리츠,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의 추격이 매서워 이 또한 올해내에 서열이 일부 바뀔 가능성이 적지않다.
삼성증권은 대주주 자격문제 때문에 5대 초대형 IB중 유일하게 아직 발행어음 업무를 인가받지 못하고 있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면 신청자격이 있다. 아직 초대형 IB가 아닌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은 올해안에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초대형 IB자격을 얻는다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통 자산 규모로 서열을 따지는 제조업체 등 비금융업체들과 달리 은행, 증권 등 금융회사들은 투자자들의 투자자산과 차입자산이 대부분인 자산으로 따지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 자기자본(자본총계) 규모로 보통 서열을 매긴다.
한 업계관계자는"IB업무 등을 더 강화하기 위해 조직재편 등을 서두르는 NH증권의 최근 움직임 등으로 볼 때 올해 안에 랭킹 2, 3위가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