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공급망 병목현상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 등에도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14%가량 늘었다. 다만 순이익은 줄면서 2분기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18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608곳)의 1분기 실적(연결 기준)을 보면,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8% 증가한 660조9141억원을 기록했다.
분석 대상은 지난해 1분기(593곳)보다 15곳 많다. 영업이익도 50조5105억원으로 14.43% 늘었다. 반면 순이익은 13.79% 줄어든 41조6910억원에 그쳤다.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네이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분기 네이버가 라인 사업을 매각예정자산으로 잡으면서 중단영업순이익 약 15조원을 반영한 게 일종의 기저효과로 작용한 것이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8.29%에서 7.64%로, 순이익률은 9.09%에서 6.31%로 낮아졌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매출도 24.91% 증가해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다만 영업이익은 4.69% 늘어나는 데 그쳤고 순이익은 26.33%나 줄었다.
금융업 43사의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5.61%, 순이익은 5.71% 감소했다. 특히 증권사(-34.16%)와 보험사(-31.80%)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반면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은 실적이 개선됐다. 은행의 영업이익은 8.73%, 금융지주회사의 영업이익은 14.45% 늘었다.
코스닥 시장은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코스닥 상장사 1050곳의 매출(62조7668억원)은 20.8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02%, 순이익은 2.87% 늘었다.
이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은 6.55%에서 6.82%로 개선됐다. 거래소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배터리·반도체 업종과 코로나19 진단 키트와 관련된 제약 업종이 코스닥 시장의 실적 증가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와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급등 등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 컸지만 진단키트 관련 제약 업종의 약진과 배터리, 반도체 업종이 실적 증가세를 견인했다”며 “특히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나아져 수익성이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대외 악재에도 1분기 기업이 나름 선방했지만, 2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물가 상승 압력이 큰 데다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혀서다.
또한 코로나 확산세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기업 실적 둔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