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최근 미국 증시 급락에도 한 달 동안 4조원어치를 순매수해 변동성 장세에서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한 달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29억9927만달러(한화 약 3조8504억원)로 30억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16억5321만달러(약 2조1218억원)보다 81% 많은 액수로 올해 1∼4월 월평균 24억377만달러보다도 많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은 뉴욕 증시 약세 상황에서 반등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이달 12일까지 한 달간 나스닥지수는 약 15%, S&P500은 10.6%,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3%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30%가량 급락했으며 S&P500지수도 고점 대비 18.44% 하락해 약세장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많이 매입한 종목에 기초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P(상장지수펀드·상장지수증권)가 다수 포함돼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전체 종목 중 2, 3위를 차지한 상품이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TQQQ)(6억3115만달러)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스 불 3X SHS ETF(4억54만달러)였다.
또 미국 기술주 10개 종목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인덱스 3X 레버리지 ETN'(6694만달러)은 8위를, 미국 기술주 15개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N'은 9위를 차지했다.
미국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단기 수익을 노리는 3배 레버리지 투자는 변동성이 심할 때 방향을 잘못 타면 큰 손실을 낼 수 있 어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TQQQ 경우 한 달 동안 약 40% 하락했고, 올 초에 비해서는 8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그동안 조정기마다 'V'자로 반등해왔던 것을 기대하며 매수로 대응하고 있는데, 지금은 그때마다 나왔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뒷받침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심한 만큼 지금 당장의 수익을 위해 저점 매수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지적인 것이다.
이들은 지금 저점 매수하기보다 거시적 불확실성이 경기나 수요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보고 저점을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낙폭이 컸지만 실적이 뒷받침되는 성장주 위주로 장기적 안목으로 조금씩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