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자이익 11.3조, 16.2% 올라…윤재옥 정무위원장 “은행들 가산금리 적절성 검토” 당부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5대 금융그룹이 시장금리 상승에 편승해 재빠르게 대출 금리를 끌어올린 영향으로 1분기 높은 이자이익을 거둬들여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금리 상승기에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의 시름이 깊어지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회사들이 ‘이자 장사’에 몰두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은 5조23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 1분기와 비교해 NH농협금융을 제외한 4곳의 순이익이 8.0∼32.5% 증가했다. 5대 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11조3385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총합(9조7582억 원)보다 16.2% 증가했다.
실적 증대는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72%로 2019년 6월(1.78%)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로 오르는 등 시장 금리가 오르자 은행들이 발 빠르게 대출 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올 3월 중 취급한 가계대출 가운데 만기 10년이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과 일반 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모두 상향 조정했다.
분할상환방식의 주담대의 경우 올들어 지난 3월까지 가산금리를 평균적으로 가장 많이 올린 곳은 5대 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취급한 분할상환 주담대의 평균 가산금리는 올 1월 2.24%에서 3월 2.45%로 3개월만에 0.21%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은 분할상환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를 올 1월 3.32%에서 3월 3.39%로 0.07%포인트 올리는데 그쳤지만 이는 5대 은행중 가장 높은 수준의 가산금리를 책정한 것이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3.07%, 우리은행 2.84%로 각각 0.06%포인트, 0.15%포인트씩 올랐다. NH농협은행의 평균 가산금리만 2.86%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민금융을 제외한 일반신용대출의 경우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가산금리만 평균적으로 각각 4%, 4.3%포인트를 매기고 있었다.
특히 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 상승세가 가팔랐다. NH농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올 1월 2.76%에서 올 3월 3.1%로 3개월만에 0.3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02%포인트 오른 3.32%, 우리은행은 0.13%포인트 상승한 3.13%로 집계됐다.
다만 다만 금리 상승기에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의 시름이 깊어지는데, 금융회사가 ‘이자 장사’를 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윤재옥 정무위원장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장 초청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가산금리도 적정한지 살펴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윤 위원장이 당부한만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계속 확대할 수 있을 지 금융권의 관심을 모은다.
이에 금융권에선 은행의 가산금리를 두고 정치권 입김이 더해지면서 앞으로 가산금리를 더 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은행권의 ‘예대금리 차(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 주기적 공시 제도’ 도입을 공약하며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윤 정부에선 필요하면 가산금리 적절성 검토와 담합요소 점검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