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정의 모든 부문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아 '새 대통령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 <편집자 주>

[오풍연 칼럼] 한 번 냉정하게 보자. 지금 대한민국은 두 동강 난 상태이다. 좌와 우.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도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진영이 갈라져 있다는 것. 문재인 대통령이 그것을 윤석열 당선인에게 물려준 셈이다. 진 쪽은 승복하고 싶지 않을 게다. 페이스북에도 관련한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윤석열은 그것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더 나갈 수 있다.
선거 과정에서 보지 않았는가. 나는 우리 국민들을 존경하고 싶다. 그래도 더 나은 후보를 골랐다. 나는 이재명이 경기지사에 출마했을 때부터 반대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뽑은 것부터가 잘못 됐었다. 그것 역시 우리 국민의 한 축인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랬다. 물론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런데 잘못된 선택의 결과는 패배로 이어진다. 이번 선거의 교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라를 이렇게 만든 데는 문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더 심하게 얘기하면 역사에 죄를 지었다고 할 수 있다. 촛불 혁명을 통해 탄생한 정부라고 자랑해 왔다. 하지만 엉터리였다. 권력에 취해 오만했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문 대통령이 5년 동안 무슨 일을 했는가. 나는 매일 칼럼을 써왔다. 대통령이 잘한 것은 평가하고 싶었지만 그런 일이 없었다. 내가 문 대통령을 칭찬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 문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얘기하다니 아이러니다. 문 대통령은 10일 윤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힘든 선거를 치르느라 수고 많으셨다”며 “선거 과정의 갈등과 분열을 씻어내고 국민이 하나가 되도록 통합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도 통합은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국민 통합을 위해 애쓴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완전히 둘로 갈라졌다. 나라가 이런 데도 문 대통령은 그것을 치유하려 하지 않았다. 국민들이 광화문으로, 서초동으로 각각 달려가는 데도 지켜만 보았다. 그러는 동안 골은 더 깊어졌다. 이번 선거 결과가 그것을 말해주지 않는가. 따라서 국민통합이 가장 중요한 어젠다가 됐다. 윤석열은 그것을 떠안았다. 그것 역시 윤석열의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윤석열은 당선 첫날 키워드로 '협치', '소통', '통합'을 부각했다. 그는 이날 새벽 승리가 확정된 뒤 여의도 당사 앞에서 한 대국민 감사 인사부터 현충원 참배, 국회도서관에서의 당선 인사, 선대본부 해단식까지 이들 세 키워드를 거듭 강조했다. "국민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 "헌법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대국민 감사 인사), "우리 앞에 진보와 보수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당선 인사) 등의 발언을 통해서다.
국민 통합은 시대적 과제가 됐다.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게 넘겨준 좋지 않은 유산이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국민 통합을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명심하라..
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