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서 외국인 1.6조원 순매도…기관, LG엔솔 사기 위해 다른 종목 순매도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코스피 지수가 14개월 만에 2,700선이 무너지고 2,600선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이날까지 잇따른 하락으로 코스피는 최근 1년간의 상승 폭을 반납하고도 더 밀리고 있다.
2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50%(94.75포인트) 내린 2,614.49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약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3.73%(32.86포인트) 내린 849.23에 마감, 작년 11월 17일(839.4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증시 급락은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데다 이날 국내 증시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수급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며 여러 번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FOMC 이후 파월 연준의장의 매우 공격적인 발언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어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전했다.
아울러 코스피 급락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63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이 1조4741억원을 차지했다. 기관은 LG에너지솔루션을 3조4069억원어치 순매수하느라 다른 종목 1조6000억원가량을 순매도 했다.
이날 전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의 약 40%(8조864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LG에너지솔루션의 거래대금이 차지한 비중은 컸다.
결국 이날 외국인이 LG에너지솔루션을 대거 팔아치운 가운데 기관 투자자가 이를 사들이는 동시에 다른 종목을 순매도한 영향이 고스란이 시장에 반영됐단 분석이다.
서 연구원은 "증시 주변부가 불안 심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지수 추종 자금으로 인한 매물을 받아줄 수급 주체가 부재한 점이 한국 증시 낙폭 확대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