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에도 평가가치 줄어...배당주 등으로 안정적 관리 필요…추격 매수 자제도"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긴축 우려에 급락하는 미국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어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손실 우려가 제기됐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17억1767만달러(2조509억원)이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상장지수펀드(ETF)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로 나타났다. 이 ETF는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3배로 따라가는 상품으로 3억2379만달러(3866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이어 순매수액이 많은 종목은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2억2323만달러), 애플(1억6655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6124만달러) 등 대형 기술주였다.
국내 투자자 선호 1순위 테슬라(1억1875만 달러),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따라가는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1억1406만달러) 등 도 순매수액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미국의 주가는 주요국 대비 낙폭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20개국(G20) 대표 지수 중 미국 뉴욕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7.73% 하락해 러시아(12.15%)에 이어 두 번째로 하락 폭이 컸다.
게다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내 네 번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이달 들어 기준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를 돌파했다.
시장 가격 등을 반영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도 작년 말 677억7871만달러(80조9000억원)에서 지난 20일 현재 628억154만달러(75조원)로 7.3% 감소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보유 주식의 평가 가치가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의 손실이 현실화 되고 있다.
투자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증시 반등은 당분간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증시가 약세장, 조정장에 돌입해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수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조정 폭이 큰 기술주, 중소형주, 블록체인 테마 등의 반등 기대는 크게 갖지 않는 것이 좋다"며 "리츠를 비롯한 배당주, 저변동성 ETF 등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시가 단기 반등을 하더라도 섣부른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시장 걱정보다 강한 긴축 우려가 완화된다면 추가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기대로 장기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 수급 환경이 썩 긍정적이지 않으므로 강한 반등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