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현대기아차 ‘순정부품’ 용어 사용 안한다 약속해야”
시민단체들, “현대기아차 ‘순정부품’ 용어 사용 안한다 약속해야”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2.01.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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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참여연대-소비자연맹 등, 공정위의 현대기아차 경고 처분에 대해 “솜방망이” 비판...위법성 인정하고도 경고만 해 '봐주기' 의혹 제기도

공정위, "비순정부품 쓰면 고장" 현대차·기아 '거짓광고'에 '경고'..."비순정부품 사용이 부적합한 것처럼 표현한 것은 거짓·과장 표시에 해당"
▲현대차와 기아가 순정부품을 쓰지 않으면 고장날 것 같이 광고했다가 13일 공정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현대차와 기아가 순정부품을 쓰지 않으면 고장날 것 같이 광고했다가 13일 공정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자동차를 수리할 때 '자사 순정 부품'을 쓰지 않으면 고장이 나는 것처럼 광고했다가 제재를 받게 됐다.

이에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녹색소비자연대,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은 13일 공동논평을 통해, “이번 결정이 현대·기아차의 부당한 표시행위를 인정한 점에 대해서는 의의가 있다”면서도, “그간 현대·기아차가 완성차업체로서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얻은 부당이득과 소비자에게 부당한 정보 제공, 중소 독립부품업체의 시장진입 차단 등을 감안한다면 더 중한 제재가 내려졌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처분은 앞서 지난 2019년 녹색소비자연대,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3개 소비자·시민단체의 공정위 신고로 시작됐다.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OEM 부품을 “순정부품”으로 지칭하며, OEM부품과 동등한 중소부품업체의 인증부품(비순정부품) 사용 시 “차량 성능저하와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표시한 것이 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현대·기아차의 이러한 표시행위가 거짓과장성, 소비자오인성, 비방성, 공정거래저해성에 해당해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주장을 인정했다. 신고 단체들은 “공정위가 시민단체의 이러한 신고내용을 인정한 것은 그만큼 현대·기아차의 위법행위가 명백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2018년 11월 이후 신차종 취급설명서에는 해당 표시를 삭제한 점 등”을 고려해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는 공정위의 설명에 대해서는 “현대·기아차의 항변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해외 자동차 판매사들은 모조품이나 불량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할 뿐 자사 공급 부품만이 우월하다고 명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현대·기아차가 2018년 신차종부터는 ‘순정부품’ 표시를 삭제했다 하더라도 이미 장기간에 걸쳐 상당수 차종(현대차 24종, 기아차 17종)의 자사 OEM 부품을 인증부품 대비 1.5배~4.1배 비싸게 판매해 폭리를 취해왔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순정부품’ 표시가 시정되지 않은 차종이 있는 점”을 들어, “그에 상응하는 제재(과징금부과, 고발조치 등)가 내려졌어야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공정위는 솜방망이 제재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신속히 자동차 부품 거래구조의 불공정 문제에 대해 추가로 조사하고, 현대·기아차 이외의 완성차제조업체도 ‘순정부품’에 관한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하는지에 대해 조사해 적극적인 시정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기아차에는 “자동차부품회사와 소비자들에게 위법행위 사실을 시인하고, 오해 소지가 큰 ‘순정부품’ 용어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하며, 자동차부품회사와 상생에 적극 나서야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공정위는 자사 순정부품의 성능 등에 대해 거짓·과장 광고를 한 현대차와 기아에 '경고' 조치를 한다고 12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2012년 9월∼2020년 6월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 G70 등 현대차 23종과 레이, 모닝, K3 등 기아 17종 차량의 취급설명서에 '차량에 최적인 자사 순정부품을 사용해야만 안전하고, 최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비(非)순정부품의 사용은 차량의 성능 저하와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등의 문구를 삽입했다.

▲공정위 제공.
▲공정위 제공.

공정위는 이 같은 표시가 "마치 순정부품 이외의 모든 부품의 품질이나 성능이 떨어지고 사용에 부적합한 것처럼 표현한 것으로 거짓·과장 표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순정부품이란 현대차와 기아의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받는 부품을 말한다. 그 밖에 국내외 규격을 충족한 규격품,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OEM 부품과 품질이 유사한지 인증받은 인증 대체 부품 등의 부품은 비순정부품으로 분류된다.

비순정부품에는 현대모비스에 납품하는 업체의 제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같은 업체에서 생산한 동일 성능의 제품인데도 '현대' '기아' 브랜드가 붙었느냐 아니냐에 따라 순정부품과 비순정부품으로 구분해 위험성이 다르다고 한 것은 거짓 광고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등 해외에서 파는 차량에는 국내와 달리 '모조품이나 위조품, 불량품을 쓰면 성능이 떨어지거나 고장 날 수 있다'고만 표시한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를 역차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 같은 거짓 표시로 소비자들의 순정부품 구매를 유도해 큰 경제적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참여연대는 2019년 에어컨 필터, 전조등 등 6개 항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순정부품과 규격품이 유사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최대 5배에 달하는 가격 차이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공정위는 제재 수위를 경고 조치로 정한 이유로 2000년대 초 수입산 가짜 부품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자 소비자에게 비순정부품의 사용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해당 표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른 국내 사업자들도 유사 표시를 사용하고 있는 점, 2018년 11월 이후 출시된 신차종의 취급설명서에는 해당 표시를 삭제한 점 등도 이유로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팰리세이드, 스타렉스 등 일부 차종의 경우 여전히 취급설명서에 문제가 된 표시가 고쳐지지 않았고, 위법 행위 기간이 더 길었음에도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상 처분 시효 때문에 8년 기간밖에 판단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적어도 '시정명령' 조치는 내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재 수위가 가장 낮은 '경고'에 그쳐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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