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복수의결권 허용 법안 놓고 협회-시민단체 새해부터 '격돌'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허용 법안 놓고 협회-시민단체 새해부터 '격돌'
  • 임동욱 기자
  • 승인 2022.01.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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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협회, 벤처 창업자 복수의결권 주식발행 허용 촉구..."개정법에 부작용 방지 위한 안전장치 마련"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주식 허용 법안 폐기해야" "상법상 ‘1주 1의결권 원칙’ 위배"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자에게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는 내용의 복수의결권 관련 개정법을 놓고 벤처업계와 시민단체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벤처기업협회는 10일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벤처기업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면서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자에게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라고 는 법안 개정을 촉구했다.

협회는 "일부 시민단체 등의 반대와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미래의 우려 때문에 (벤처기업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라며 "재벌 대기업의 편법 경영권 승계 악용 차단, 엄격한 주주동의를 통한 발행, 소수주주 및 채권자 보호를 위한 복수의결권 행사 제한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한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복수의결권 관련 개정법은 지난 1년간 국회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수차례의 공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왔지만 여전히 계류돼 있다.

협회는 "대통령님께서도 벤처기업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주역이라 강조하고 복수의결권 통과를 당부하신 바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총선공약에도 포함돼 있다""더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이 새로운 것들이 아니고, 그간 국회 상임위 등을 통해 충분히 논의되고 대안이 마련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발목을 잡고 있는 것에 혁신 벤처·스타트업계는 분노와 실망을 아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벤처기업의 88%가 복수의결권 주식 도입을 희망하고 벤처캐피탈도 66%가 찬성했다. 또 벤처기업의 56%가 투자 발생 시 지분희석을 우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투자유치 규모 축소 43% 투자유치 포기 7% 대응방법이 없다 39% 등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벤처기업의 90%, 벤처캐피탈의 77%가 복수의결권 주식이 투자 촉진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협회는 "반대 측도 (개정법에 포함된) 안전장치를 인정하면서도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가능성 만으로 벤처업계의 필요와 염원이 묵살되는 현실에 대해 저희 혁신 벤처·스타트업계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복수의결권주식이 상속, 양도되거나, 창업주가 이사직에서 사임할 경우 자동으로 복수의결권주식은 보통주로 전환된다. 또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한 벤처기업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되는 경우 즉시 보통주로 전환된다.

협회는 이 같은 항목들이 상법의 특례로 복수의결권을 도입하고자 하는 것은 중견, 대기업으로의 확산에 대한 우려를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은 총주식의 4분의 3 이상 찬성을 요하는 가중된 특별결의를 통해 정관변경 등을 거쳐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창업주 마음대로 복수의결권을 발행할 수 없다는 점도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개정안은 소수주주와 채권자 보호, 대주주 견제를 위한 주요 의결사항에 대해서는 복수의결권을 제한하고 1주당 1의결권만 인정한다는 점도 내세웠다또 기존의 의결권 없는 주식 발행은 벤처기업에게 실효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협회는 "복수의결권 주식은 벤처생태계 내에서 꼭 필요하고 중요한 제도"라며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혁신벤처생태계가 발달한 선진국과 유니콘 기업이 많이 탄생하고 있는 국가의 대부분이 복수의결권 주식을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혁신 벤처·스타트업계는 이번 복수의결권 도입방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되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메가트렌드 속에서 국내 정책이 혁신을 따라가지 못해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9일 "국회 법사위는 상법 ‘1주 1의결권 원칙’에 위배되고 비상장벤처기업 육성과도 무관한 복수의결권 주식 허용 법안을 반드시 폐기시켜라"고 주장했다.

이날 경제개혁연대·경제민주주의21·경실련·금융정의연대·민주노총·민변 민생경제위·참여연대·한국노총·한국YMCA전국연맹 등은 "법사위 위원들은 상법상 1주-1의결권 원칙을 위배하는 벤처기업특별법 개정안을 폐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벤처활성화와 무관하고, 재벌 숙원사업에 불과한 복수의결권 주식 도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10일 임시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개최된다. 이번 법사위 심의 안건에는 작년 12월 8일 정기국회 법사위 의원들의 부적절 의견 표명으로 계류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이하 “벤처기업법 개정안”)이 또 다시 올라올 수 있어 우려감이 든다"면서 "복수의결권주식 허용을 골자로 하는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상법 상 1주 1의결권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비상장 벤처기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과도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비상장 기업의 경우에 복수의결권 주식발행 없이도 주주 간 사적 계약으로 창업자와 투자자의 지배권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복수의결권 주식발행으로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또한 대규모 투자를 하고자 하는 투자자가 창업자의 경영권 보호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 그런 기업의 창업자가 복수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오히려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결국 공적자금이 들어가 있는 모태펀드가 정부의 정책이나 압력에 의해 복수의결권 주식을 보유한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게 된다면, 이는 벤처기업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결국 벤처버블만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법안에 일몰조항 등 안전장치가 있어서 재벌들의 경영권 세습 등에 악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일몰조항으로 인해 상장 후 일정한 존속기간 (발행 후 10년, 상장 후 3년)이 지나면 급작스러운 소유구조의 변화가 초래될 것이고, 이 경우 일몰조항 때문에 유니콘 기업이 거래소 상장조차 할 수 없다거나 창업자가 경영권을 잃게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결국 존속기간을 대폭 연장하거나 아예 일몰조항 자체를 삭제하는 법 개정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예견한 대로 일몰조항이 삭제되면 대기업도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한 것이 되므로, 형평성에 맞게 가족이 지배하는 재벌기업 등에도 복수의결권 주식을 허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벤처기업법에 복수의결권 주식을 도입하는 것은 재벌 세습을 제도화하고 경영 참호화를 강화해,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일어날 수 없는 경제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복수의결권 주식 도입 내용이 들어있는 모범회사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하는 것만 봐도 벤처기업 보다는 재벌들에게 절실한 제도로 충분히 그 의도를 짐작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복수의결권 주식 허용은 상법과 회사제도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중대한 사안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으로 충분히 숙의된 토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 해당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이하 “산자위”)의 공청회에서도 법안을 추진하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찬성 의원들은 기존 의결권 배제 또는 제한주식이 활용되지 않고 있는 이유, 복수의결권주식으로 인한 투자자의 입지 제약 문제, 무능한 창업자의 교체를 어렵게 하는 문제, 유니콘기업 육성에 기여하기 보다는 극히 일부 유니콘기업에게 과도한 혜택을 주는 문제, 추후 일몰조항 (상장 3년 후 보통주 강제전환) 삭제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문제 (경영안정성을 고려하는 거래소 상장심사, 보통주 강제전환 후 급격한 지배권 변동) 등에 대해 그 어떠한 명쾌한 답변도 하지 못했다. 이에 우리 시민·노동단체들은 지난 12월 중소벤처기업부에 공개토론을 요청했지만, 이미 공청회나 토론회를 개최했기 때문에 더 이상 토론이 필요치 않다며 묵살 했고, 법안 통과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사위 의원들은'상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분명히 알아야 한다. 벤처기업법이라는 특별법에 복수의결권 주식을 허용하는 것은 우리 상법이 가진 ‘1주 1의결권 원칙’을 허무는데 그치지 않고, 향후 또 다른 상법상 원칙들을 훼손함과 동시에 회사제도의 발전을 가로막는 나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진정 정부가 비상장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벤처시장을 활성화시키고자 한다면, 복수의결권 주식이 아닌, 벤처기업들이 혁신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개혁 방안부터 들고 나와야 한다. 우리는 법사위가 반드시 엄청난 부작용을 가져올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이 법안이 더 이상 상정되지 않도록, 폐기시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또한 진정 벤처활성화를 하겠다면, 이와 무관하고 자본시장에 악영양을 미칠 복수의결권 주식 허용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표명해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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