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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규제회피용(?)'...현대차 정몽구-정의선 부자의 '절묘한' 지분매각
공정위 '규제회피용(?)'...현대차 정몽구-정의선 부자의 '절묘한' 지분매각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1.0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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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평가. 최근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할때 정확히 '20% ­-9주'까지만 매각했다고 공개...2015년 일감몰아주기 첫 규제도입때도 규제선인 30% 피해 30%-9주까지만 오너지분 매각...일각에선 "불법은 아니지만 규제만 피하고보자는 너무 노골적인 숫자놀음 아니냐" 비판도 나와
현대차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오른쪽)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현대차그룹 오너인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해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 최근 매각할 때 공정위의 오너지분율 규제기준선인 20%에 정확히 9주만 모자라게 매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말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일감몰아주기 또는 사익편취 규제대상 기업의 오너일가 지분율 기준은 상장기업의 경우 종전 30% 이상에서 21년말부터 20% 이상으로 강화됐다. 이 규제를 피하기위해 절묘하게 '20% - 9주', 즉 규제 커트라인에서 정확히 9주만 적게 지분매각량을 조절했다는 얘기다.

또 칼라일 그룹은 이번 매각 때 정의선 회장과의 주주간 계약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이사 1인 지명권과 동반매각 청구권(Tag-along)도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6일 내놓은 현대글로비스, 오너일가 지분 일부 매각공시평가자료에서 이번 매매를 통해 오너일가 지분율은 종전 30%-9주에서 20%-9주로 감소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현대글로비스 지분구조 변동
▲현대글로비스 지분구조 변동

정몽구-정의선 부자는 공정위가 일감몰아주기 규제제도를 지난 2013년 처음 도입하면서 상장기업의 경우 오너지분율 30% 이상 기업을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기업으로 정하자 2015년 현대글로비스의 오너일가 지분율을 정확히 29.9999%로 떨어뜨려 조절한 바 있다. 이때의 오너일가 보유주식수도 '30% - 9주'였다는 설명인 것이다.

현대차 오너일가의 이런 규제회피 행위가 불법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규제만 일단 피하고 보자는, 너무 노골적이고 절묘한 숫자놀음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재계 일각에서 나온다.

한편 한기평은 이번 지분매각이 현대글로비스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았다. 매각이후 지분구조 등을 감안할 때 실질적 지배구조상의 변동은 크지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매각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 정의선 회장과 현대자동차, 현대차 정몽구재단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하면 29.34%의 지분을 보유,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매각된 지분은 정의선 보유지분 3.29%와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 전체 6.71%, 합쳐서 10%.

이 지분을 매입한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 리미티드(Project Guardian Holdings Limited)는 칼라일그룹 산하 펀드로 추정되며, 이번 매입으로 현대글로비스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대차·기아의 완성차 운송을 위해 설립된 현대글로비스는 대부분의 물류사업을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수주하고 있다. 사익편취 규제대상이 되면 이러한 사업구조가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돼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정 회장 부자는 앞서 2015년에도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매각해 지분율을 43.39%에서 29.99%로 낮추며 사익편취 규제대상에서 벗어났었다.

또한 정 회장은 이번 지분매각을 통해 규제 위기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는 '일석이조' 의 묘수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는 2018년 기아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여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했지만, 사모펀드 엘리엇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대주주 일가→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 구조로의 지배구조 단순화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정 회장 부자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취득해야 한다. 

정 회장 부자는 이번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대금과 함께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4000억원가량을 확보하면, 총 1조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 1조원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면서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부자는 현대모비스 지분매입에 활용할 현금확보를 위해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 지분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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